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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몰리는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은 

"롤 모델의 존재 여부"에 의해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 "롤 모델"은 새 인재를 그 산업에 투신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기존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게 하는 모티브 역할도 하고 있다.

어제 자신의 진로를 "보안"으로 결정한 젊은이의 대부분은 "안철수"를 읽었을 테고 

오늘 야근하는 엔지니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롤 모델"은 단순한 이상적 선배가 아니라 

"선순환 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존재라고 비약해 볼 수도 있다.

컴퓨터 하나로 떼돈을 번 벤처 스타가 나타나면, 그를 롤 모델로 삼은 인재들이 정보통신 산업에 몰리게 되고, 

그 뛰어난 인재들은 다시 정보통신 산업을 발전시키게 되는 식의 산업 발전 선순환 구조 말이다.

저 옛날 조치훈과 한국 바둑 산업의 관계가 그랬고, 박세리와 골프 시장의 관계가 그랬고, 

한국 영화의 발전이 그랬고, 정보통신 산업의 부흥이 그랬다.

 

PR이란 직업을 꺼리는 구직자들이나, 몸담았던 업계를 떠나는 PR 종사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열에 다섯이 "이 바닥에는 롤 모델이 없기 때문에..."라고 푸념한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산업은 어떤가 들여다보면 "전설적인 기업가"부터 "입지전적인 여성 임원"까지 

그들이 말하는 작고 큰 롤 모델이 즐비하다.(물론 그들 중 대부분은 그 롤 모델처럼 성공하지 못한다.)

PR 회사 경영자로서 좌절하게 되는 대목이다.

인재가 오지 않으면 "롤 모델"도 영원히 없게 될 테고 "롤 모델"이 없으면 

인재가 오지 않을 테니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알쏭달쏭한 상황이다.

 

여러 가지 질문을 스스로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짧은 시간에 업계 1위가 돼 버려 어리둥절한 우리 회사 프레인의 롤 모델은 어느 회사인가.

또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나는 도대체 누구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 더 나아가 우리가 모두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그 훌륭한 이들이 

롤 모델로 삼았던 사람은 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가?

그 롤 모델의 롤 모델의 롤 모델의 롤 모델은 누구였을까?

세상은 가장 훌륭한 롤 모델 몇 명과 그를 본받는 아들과 

손자로 꽉 차 있어 태초의 롤 모델보다 후퇴되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진 않다.

모르긴 해도 그 롤 모델의 계보가 그렇게 순혈적이거나 직렬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돌이켜보면 사회생활 10여 년간 나는 수백 명의 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 사원 시절, 나로선 대하기 어려웠던 기자에게 "격조했습니다."라고 

멋지게 한마디 하던 상사가 내 최초의 롤 모델이었다면, 

매일 아침 제일 일찍 출근하는 지금의 내 부하 직원 김대리도 내 롤 모델 중에 하나다.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내 입장에선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모든 신입사원이 내 롤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배워가는 와중에 나 스스로가 또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있음을 느꼈고, 

그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가짐을 추스르고 실력을 돌아보곤 하게 된다.

모두가 나의 롤 모델이어서 그들로부터 배우고, 나 스스로가 롤 모델이 돼가는 과정에서 

많이 반성하고 배우고 이중 교육받고 있는 셈이다.

 

잭 웰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를 롤 모델로 삼았느냐고 물어보면 

그의 경영철학을 배우고 싶다는 식의 아주 단순한 대답이 나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잭 웰치로부터 우리가 "배우고 싶은 점" 혹은 "배울 수 있는 점"은, 

잭 웰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수천 가지의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래서 공허하다.

결국, 롤 모델은 자신 주변의 모든 선배 동료 후배들의 장점을 해체하고 

조합한 가상의 인물이어야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내게 이건희나 빌 게이츠보다 상사의 전화 통화법 하나가 더 영향을 미쳤듯이 말이다.

당신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

아니 그보다 먼저, 당신도 어떤 면에서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도산공원을 걷다 보면 "도산의 말씀"이라고 적힌 커다란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는 아니 하는가?"

 

그 옛날 도산도 "롤 모델이 없다."고 푸념하는 백성들을 만날 때마다 속이 터졌던 게다.

 

 

 

[출처]

prain.com/h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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