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 만화 역사상 가장 손꼽히는 만화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책이 먼나라 이웃나라라고 생각한다.
만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는 관점은 누구나 다 다르지만 폭력과 섹스,
미소녀와 미소년의 사랑 타령, 그게 다 그거 같은 판타지 등에 이제는 싫증이
나 버린 나에게는 이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책이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만화가 나온 지 20년이 다 되었는데 어렸을 적에는 이 만화를 읽어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또 화려한 스타일의 만화들에만
눈을 돌렸던지라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는 빼곡히 들어차 있는 칸들과
밋밋한 캐릭터들 때문에 마치 재미없는 교과서를 보는 것 같아서
흥미가 생기지 않아 읽어보지 않았는데 2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는
지금에서야 읽어보니 그동안 미리 잃어보지 않았던 것이 후회될 정도다.
이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책이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바탕이 된 만화일지라도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살아가는 시민인 나로서는 간접적으로나마
나와는 다른 세상, 다른 시각, 다른 문화 등을 알게 해 주었다는 것에 고마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그리고 스피드 한 스토리 전개와 일본풍의 미소녀,
미소년 캐릭터에 열광하고 인스턴트 같은, 쉽게 보고 잊히는 만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입맛에는 거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읽어보라고 권유는 안 하겠다.
우리나라보다는 세계의 다른 민족, 다른 역사, 다른 문화,
다른 가치와 신념들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늘 보아왔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닌
좀 더 세상을 보는 시야와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글로만 구성돼있는 책들을 싫어한다면 더더욱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확실히 느낀 거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보는 편협한 시각이 좀 옅어졌으며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로 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조금 더 생겨났다는 것.
그리고 겸손함이 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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