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가 필요하지 않은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다!!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나라는 인간은 대단히 소심하고 겁쟁이임을 밝힌다.
그리고 종교적인 생각을 싫어하며 복잡하며 피곤한 인간들보다 동물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밝힌다.
근래 독서를 다시 시작하였는데 도서관에서 빌린 첫 책이 우연하게도 고양이에 관한 에세이였고
미국 작가 피터 게더스의 반려동물이었던 고양이 노튼 이야기 3부작이었다.
3부작 중 두 번째 책이었던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를 처음에 읽었는데 되게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 첫 번째 책인 "파리에 간 고양이"를 읽고 감동을 했다.
그래서 소심하고 겁이 많은 탓에 마지막 세 번째 책은 읽기가 두려웠는데 어떻게든 참고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세 번째 책인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는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읽지는 못했다.
사람들 앞에서 눈물, 콧물 질질 짜 대는 그런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대신 집에 와서 실컷 읽고 실컷 질질 짰다.)
옛날에는 이 정도 책에는 그닥 감동도 받지 않았고 어지간히 슬픈 내용이 아니면
울지도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꾸만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
너무나 슬픈 무언가를 접하게 되었을 때마다 가슴속에 큰 상처로 남는 것 같다.
슬프게 보고 느꼈던 책이나 방송 등을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이내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경우가 요새 좀 늘었다.
(사실은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다. 금방 슬픈 내용 생각하고 바로 수돗물 틀듯 질질 짠다면
연기 학원에 등록해 국내 최고의 눈물 연기 전문 배우로 내 꿈을 바꾸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변해가는 타입이 되어가는 것 같다.
좋게 변하고 있는지 아니면 나쁘게 변하고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과거와 비교하면 조금씩 좋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더는 뭔 말이 필요하랴. 관심 있으면 그냥 빌려 읽든, 사서 읽든 읽어보라.
그리고 책이 나온 순서대로 읽어라.
파리에 간 고양이→프로방스에 간 고양이→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순으로.
(난 두 번째 책부터 읽다가 이해도 안 되고 재미도 없어서 다른 두 책은 안 읽을 뻔했으므로.)
앞으로도 종종 옴팡지게 읽은 책이 있다면 이렇게 글로 남겨볼까 생각 중이다.
말재주, 글재주도 없는 내가 쓰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끝까지 다 읽어줄 거로 생각지는 않는다.
각자 자기 살길 바쁘고 자기 주변 사람 관리하기 바쁜 시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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