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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림이나 디자인은 배운 적도 없고 그냥 교과서 귀퉁이 종이에 찌그린 게 다입니다.

그저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졸자이며 비전공자도 아닌 무전공자입니다.

"너는 얼마나 잘났냐?" 등의 저에 대한 인신공격보다 

제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디자이너들의 공통된 하소연을 들으며 생각한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은 왜 이리 연봉이 적나요? 야근은 맨날 하는데.. 박봉입니다."

 

 

 

 

 

 

1.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의미

 

 

1)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 의하면 디자인이란 "의상, 공업 제품, 건축 따위의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 작품의 설계나 도안",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입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덧붙이겠습니다.

 

"의장(意匠) ·도안을 말하며,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시하다·표현하다·성취하다를 

뜻하는 라틴어의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다.

디자인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실체이기 때문에 

어떠한 종류의 디자인이든지 실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디자인은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 가운데서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그것을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활동이며, 그 결과의 실체가 곧 디자인이다."

 

디자인의 종류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3종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첫째, 인간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넓히고 보다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시각을 중심으로 하는 시각디자인.

 

둘째, 인간생활의 발전에 필요한 제품과 도구를 보다 

다량으로, 더 완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제품 디자인.

 

셋째, 인간생활에 필요한 환경 및 공간을 보다 적합하게 하기 위한 환경디자인 등이다.

 

즉, 디자인에는 다양한 형태의 목적이 존재하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창조활동의 실체가 디자인이란 의미입니다.

 

 

2)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Design을 하는 사람을 Designer이라고 한다.

 

주어진 목적을 잘 파악하여 그 목적이 최대한 잘 적용되도록 작업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3)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과 디자이너

 

디자인은 상업적(商業的)입니다.

 

상업적이란 "상품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하여 이익을 얻는. 또는 그런 것" 

즉, 디자인은 누군가(예: 클라이언트)의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누군가란 특정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 기업 혹은 소수의 누군가가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상업적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목적성을 띠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얻는 누군가의 목적이겠죠.

이러한 목적은 어떠한 가치(사물이 지닌 쓸모/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를 의미합니다.

금전적인 가치, 명예의 가치, 인지도의 가치, 때론 진실을 거짓으로 

보이게 하는 가치 등을 위한 목적을 띈다는 것이죠.

이러한 가치를 위한 목적은 시장 안에서 존재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시장이든 건축시장이든 부동산 시장이든 

세분화된 시장에서의 가치를 얻기 위한 목적을 띄는 것이죠.

 

자. 디자인이 상업적인 이유와 관련해서 3개의 단어를 이야기했습니다.

목적, 가치, 시장 이 3가지를 빼고서 디자인은 말할 수 없으며, 

이를 아우르는 말이 상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상업적인 성격을 다분히 띤다는 것이죠.

디자이너는 상업적인 디자인을 하는 사람입니다.

즉, 누군가의 가치를 위한 목적을 시장에서 달성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닙니다.

창작을 디자이너와 예술가로 나누어 본다면, 디자이너는 시장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누군가의 가치가 우선시되는 창작을 해야 하지만, 

예술가는 타인이나 단체의 목적 달성보다 자신 중심의 

세상을 만들고 표현하는 데 창작을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디자이너는 목적을 이루려는 누군가의 사고를 담아야 하지만 

예술가는 자신의 사고를 담는 것이 가장 큰 차이겠죠.

디자이너의 창작은 타인의 전제조건이 있지만 

예술가의 창작에는 자신만의 전제조건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디자이너는 자신의 기준보다 목적의 대상이 되는 시장의 기준과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누군가의 기준을 충분히 고려하여 창작​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자신의 전문성이나 개성을 녹여내겠죠.

자칫 디자이너의 창작을 예술과 혼동할 수가 있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 본질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2. 연봉과 야근의 의미

 

 

1) 연봉이란 무엇인가?

 

연봉이란 "일 년 동안에 받는 봉급의 총액"입니다.

하지만 연봉 이전에 계약이란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계약이란 무엇일까요?

계약이란 "관련되는 사람이나 조직체 사이에서 서로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하여 

글이나 말로 정하여 둠, 또는 그런 약속"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행해지는 연봉제란 "직원이 일 년 동안 받는 

봉급의 총액을 명시하고 그에 따른 의무에 대하여 글이나 말로 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급의 총액이 달라지는 변수는 직원과 조직 그리고 맡은 바 의무입니다.

직원의 능력 여부와 조직의 시장에서의 영향력, 그리고 그러한 조직에서 직원이 맡게 될 의무가 

무엇이냐에 따라 봉급의 총액인 연봉이 달라지는 것이죠.

 

연봉과 관련하여 이런 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직원은 연봉의 3배를 벌어야 회사가 유지된다."

 

즉, 자신의 연봉의 3배 이상의 가치를 회사에 주어야 합니다.

비단 금전적인 수치 외에 다양한 형태의 가치로 특정되더라도 

3배 이하의 역할을 한다면 인사 재고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죠.

 

 

2) 야근이란 무엇인가?

 

야근이란 밤에 하는 근무 혹은 업(業)으로 잔업(殘業)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국어사전에서의 잔업은 "근무시간이 끝나고 더 하는 작업"이며 

한자 사전에서의 잔업은 "소정 노동시간 이외의 노동"이라고 정의 내려지고 있다.

정해진 시간 이외의 업무를 야근이라고도 하며 잔업의 의미와 일맥상통할 수 있다 하겠다.

 

정규 근로 시간은 주 40시간의 근무로서 주 5일의 회사는 일 8시간의 근무를 한다.

하루에 8시간의 근무를 해도 부족하면 남아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 6시 이후는 밤이 되며 이때가 야근이 된다.

이렇게 밤에 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한 업무와 단순노동의 업무 그리고 이 두 가지 형태가 적절히 섞인 업무.

 

첫째, 크리에이티브 한 업무는 생산자의 창의성이 많이 필요한 부분으로서 

시간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과 비례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민을 해서 나온다기보다 생산자의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순간적인 센스 및 그만의 발상법에 따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 이외의 업무의 개념으로 보면 정해진 시간 

이상의 업무라고 해서 더 좋은 업무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단순노동의 업무는 변수가 많지 않다.

일정한 업만 이루어지면 시간 대비 작업량을 예측 계산할 수 있다. 즉 시간과 비례하는 업무이다.

작업시간 이외에 추가로 작업하면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다.

 

셋째, 크리에이티브와 단순노동의 업무가 섞인 형태는 

그 비율에 따라 시간과 비례하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약간의 크리에이티브와 많은 단순노동이 필요하다면 

기울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시간과 비례한다.

반대로 많은 크리에이티브와 약간의 단순노동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크리에이티브 자체로 많은 변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변수의 해결이 우선이며 시간이 많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3) 내가 생각하는 연봉과 야근 with Designer

 

디자이너 연봉의 결정은 자신의 능력, 조직의 영향력, 조직에서의 의무(혹은 역할)에서 결정된다.

연봉이 적은 이유는 이 3가지 전제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회사의 영향력이 적거나 조직에서의 역할이 적거나 말이다.

 

하지만 잘 보면 이 세 가지를 관통하는 하나가 있다. 그것은 능력이다.

디자이너의 능력이 좋으면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조직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조직 내 역할의 비중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없는데 큰 조직에서 큰 의무를 지는 것만큼 아찔한 것은 없다.

이것은 연봉은 많은데 최소 자신의 3배 이상의 가치를 조직에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봉에 있어 디자이너 자신은 항상 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

왜? 세상에 나는 혼자이지만 나 이외의 디자이너는 수십억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마트에서 내가 선 줄이 항상 늦게 없어지는 느낌과 유사하다. (이것은 머피의 법칙이 아니다.)

내가 선 줄은 하나이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줄은 여러 군데이기 때문이다.

확률상 1:n의 싸움에서 n이 클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들의 커뮤니케이션 80% 이상이 연봉 혹은 작업과 관련한 비용 이야기이다.

즉, 돈 이야기이다.(현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자본주의에 있어 

돈은 빠져서는 안 될 최고의 가치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돈의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듯하다.)

마치 돈의 많고 적음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그야말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우리들의 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 디자이너가 돈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다만 그 정점의 기준이 돈이 되어 모든 것이 평가되고 결정되는 것만큼 슬픈 것은 없다.

원가와 재고가 명확한 물건에 대한 돈의 기준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지만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돈의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부르는 게 값)

여기서 디자이너의 딜레마(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가 발생한다.

 

세상에서 자신(디자이너)의 위치를 돈으로 볼 것이냐, 능력을 볼 것이냐.

20대와 30대라는 사회적인 위치에서의 생계수단으로써 디자인은 대부분 돈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디자인은 계속 못 한다는 말을 하곤 하죠.

나이 많고 월급을 많이 주어야 하는 디자이너를 채용할 조직이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는 딜레마에서 돈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대다수의 디자이너 생각입니다.

하지만 능력의 관점으로 생각하면 조금 다릅니다.

자신의 능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됩니다.

(이는 디자이너가 얼마나 다양한 디자인을 접했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외부의 비교 대상에 의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약점과 강점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능력을 키우는 것이죠.

 

어려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5~10년은 꾸준히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내적인 강함을 키운 디자이너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란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고, 기존의 것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인데 

디자이너의 경험과 지식이 쌓일수록 목적을 달성할 확률이 커지니까요.

시간을 내적인 능력 강화에 투자한다면 분명 비례할 것입니다.

(이 부분은 "소속의 안정과 도전"에 대한 부분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지극히 제 생각입니다. 디자인은 소속의 안정이 아니라 도전이 되어야 합니다.

한 사회 안에서 디자인이 문화로서 자리 잡아가고 성장한다는 것은 

다양성(포스트모더니즘)이 존중되고 새로운 도전이 일어난다는 것일 겁니다.

파괴되고 재창조되는 것. 거기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아쉽게도 디자인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많지 않은 듯합니다.

(인정하긴 싫지만)디자인 도전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소수의 5%가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대다수는 소수의 리더가 만들어놓은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여념이 없죠.

이는 교육의 문제이지만 여기선 다루지 않겠습니다.

 

 

야근은 어떨까요?

 

여기 2007년 한겨레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야근은 능력이다. 그리고 습관이다."

 

늦게 일하기 경쟁, 루즈-루즈 게임.

 

따지고 보면 단순 업무를 제외한 사무직 노동 전반이 그렇다.

블루컬러 노동의 결과물은 생산 라인에서 제품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불량률을 점검해 평가할 수 있지만, 

지식 노동은 단기적으로 그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식 노동자는 본능적으로 노동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장치를 고안해낸다.

이런 경제학적 배경과 한국적 문화가 겹쳐져, 근무시간은 

지식 노동자가 자기 지식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입증하려 

고용주나 소비자에게 보내는 중요한 신호가 됐다.

 

지식 노동자의 야근은 중고차 판매상의 도색 작업과 같다.

중고차의 품질을 정확히 알려주기 어려우므로, 

중고차 판매자는 차를 팔기 직전에 아주 깨끗이 닦고 칠을 해둔다.

어차피 정보 비대칭성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좋은 차"라는 신호를 여러 각도에서 주는 것이 중요해진다.

 

문제는 다른 모든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경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유별나게 힘들여 일하고 늦게까지 일한다는 

신호를 고객에게 보내면, 경쟁자들은 쫓아가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모두가 패자가 되는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이 된다.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야근의 덫이다.

 

[한겨레 21, 2007-02-06, 08:06]

 

 

위에 야근하는 이유와 관련하여 3가지 형태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한 업무와 단순노동의 업무, 그리고 이 두 가지 형태가 적절히 섞인 업무.

 

시간의 개념으로 접근했을 때 정해진 시간 외의 업무는 

단순 업무의 비중이 크지 않은 이상 크게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단순 업무를 위해 시간 외의 업무를 해야 하는가?

해답을 얻기 위해선 먼저 왜 잔업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아무 계획 없이 진행되지 않는다.

 

업무에 따른 일정이 있으며 그 일정은 인력, 시간, 퀄리티의 삼각 구도를 가진다.

이 세 가지 포인트를 모두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한 가지 포인트가 포기되곤 한다.

인력이 부족하면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퀄리티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부족하면 인력을 늘려야 퀄리티가 좋아진다.

인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으면 퀄리티도 낮아진다.

인력도 많고 시간도 많으면 퀄리티도 높아진다.

(아쉽게도 일정이란 많은 리소스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 가치는 생산자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 대비 지급된 임금을 

계산해서 적어도 3배 이상의 퍼포먼스가 일어나야 하며, 

그 퍼포먼스가 장기적으로 밑거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일정이란 하루 업무 8시간에 맞게 짜여야 한다.

이렇게 정해진 일정은 인력의 유동성(시간과 퀄리티는 명확한 최종 라인 개념이 있지만 

인력은 많이 할 수도 있고 적게 할 수도 있다.)을 전제로 해서 시간이 정해지게 된다.

문제는 파킨슨에게서 지적되었듯이 사람들은 마감 시간에 맞추어 자신의 행위를 조절한다.

 

 

 

 

 

 

 

대개는 시간이 많을 때 더 나태해지며 주어진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쓸데없는 일들로 그 시간을 채우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일정이란 항상 막바지에 이르러 바빠지게 된다.

물론 업무의 디테일이 많을수록 마지막 남은 20%의 업을 위해 다시 80%의 업을 써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기획 단계에 예측 가능할수록 그 양은 줄어든다. 즉 능력의 차이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단순 업무를 위해 시간 외의 업무는 합당한가?

일정대로 진행한다면 하루 8시간에 그날의 업무를 마무리하면 된다.

단순 업무의 경우 시간당 결과를 계산할 수 있으므로 

최종 목표에 맞는 하루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 좋은 자본가일수록 개인당 퍼포먼스 대비 많은 결과물을 일정에 넣는다.

 

즉, 하루에 8시간 이상의 업무를 해야만 하게 만든다.

이러한 업무는 불변 자본을 고정하고 가변 자본인 인력을 

증가시킴으로써 자본가의 잉여가치를 늘리려는 방법이다.

즉, 잉여가치는 불변 자본이 고정된 이상 가변 자본의 값이 올라갈수록 비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여기서 지정된 업무 이외의 업무는 바로 자본가의 잉여가치가 상승하는 부분이다.

즉 무리한 일정은 자본가의 정책에 의해 결정되며 오버되지 말아야 한다.

고로 퍼포먼스 대비 일정이 합당하다면 잔업을 할 필요가 없다.

잔업이 발생했다면 해당 시간에 업무를 하지 않아 추가로 업무를 하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역시 생산자의 능력의 차이이다. 일정 외에 또 한 가지 이슈가 있다.

 

바로 급작스러운 업무이다.

이러한 업무는 급작스러운 수요의 급증으로 공급이 생기게 되며 

단기_short run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 발생하게 된다.

단기 때의 공급량 증가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그 횟수가 많으면 잘못된 것이다.

단기의 반복은 생산자를 지치게 하며 미처 대처하지 못한 자본가의 잘못이기도 하다.

즉, 장기_long run의 관점에서 규모를 늘려 대처해야만 한다.

그래서 급작스러운 업무의 경우 빈도가 높으면 안 되고 상황에 맞게 

빠른 판단으로 일정 조절이 이루어지거나 공급 규모를 늘려야 하는 게 우선이다.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생산자를 본다면 생산자는 기계이다.

이러한 기계(단순노동의 생산자)는 산업이 발달하게 될수록 고도화된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그럼 생산자는 다른 형태의 크리에이티브를 찾아야만 한다.

관념론적인 관점에서 생산자는 정신이 있으며 이러한 정신을 통해서 크리에이티브가 결정이 된다.

정신은 휴식과 활동을 반복함으로써 조절이 된다.

충분한 휴식은 충분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불충분한 휴식은 불충분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잔업을 하게 되면 안 했을 때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가 없다.

즉, 장시간 잔업의 반복은 지적 생산력의 저하를 나타낸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정해진 8시간 동안 최대의 퍼포먼스를 일으킨다.

남은 휴식의 시간에 책을 읽고 문화를 즐겨라.

이는 크리에이티브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8시간이면 끝날 것을 그 이상으로 늘려 여유롭게 작업하지 마라.

장기적으로 자본가도 생산자도 모두에게 마이너스만 될 뿐이다.

 

 

 

3. 결론적으로

 

빌 게이츠는 워런 버핏과 미국 유명 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은 어떤 이에겐 돈 많은 부모님을 주었고, 어떤 이에겐 천재적인 능력을 주는 등 각기 다르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것이 있으니 그것은 시간이다.

같은 출발선에 시작한 시간은 모두가 똑같이 공유하지만 

그를 활용하는 정도는 각기 다르다. 난 이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높이 산다."

 

빌 게이츠는 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디자이너이신 여러분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자신의 크리에이티브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있나요?

남들처럼 똑같은 뉴스 보고 똑같은 영화, 음악, 미디어를 접하면서 

디자인할 때는 뭔가 창의적인 것을 쥐어짜 내고 있진 않나요?

남들과 똑같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큼 힘든 것은 없겠죠.

아마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고 작업이 뒤처져 잔업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범위를 크게 잡긴 했지만, 이 모든 것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연봉이 적든, 야근을 많이 하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던,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나 고민을 하던 말이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고민보다 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므로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머릿속 가치의 최우선엔 크리에이티브가 있어야지 돈이 있어선 안 됩니다.

크리에이티브를 우선으로 하여 자기 계발을 했을 때 

하위 단계인 어려 과정이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죠.

 

디자이너는 특정 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미를 추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치 대단한 것인 마냥 포장하려는 소위 전문가들의 행태도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있는 말 없는 말 만들어내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지대를 얻으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도전이 아니라 안정의 위험성입니다. 이러한 안정은 중장기적으로 그 시장을 후진화시키죠.)

 

 

 

자, 긴 글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제발 돈 이야기 그만하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고민과 토론을 하세요.

그리고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어 클라이언트와 시장을 보다 성장시켜주세요.

우리나라에 디자이너의 수가 많고 적고, 

혹은 디자이너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것은 어차피 우리 선대의 디자이너들이 만들었고 지금의 우리가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왜? 그게 편하니까요.

무리에 편승하는 것은 편하지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자본주의의 돈에 대항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기 때문이죠.

지금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것은 능력의 향상이며 도전입니다.

그것은 나비효과가 되어 분명 크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충분히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한국 사회의 환경 탓만 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면서 스스로 바꾸어보려고 하는 의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불평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언제까지 누군가 바꾸어주기만을 기다릴 것입니까?

언제까지 디자이너만의 언어를 하면서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겁니까?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건 디자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디자이너이지 

자본가나 정치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출처]

motiff.tistory.co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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