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개요]

 

상업미술 계통에서 쓰이는 낱말로 만화가나 일러스트레이터의 고유한 개성.

가수에 비유하면 창법. 소설 작가나 시나리오 라이터에 비유하면 문체.

대개 만화/일러스트/애니메이션 같은 그림계 작품에서 

각각 특정한 구도와 개성을 양식으로 구분할 때 일컫는 표현이다.

 

화풍(畫風)과 대동소이한 뜻으로 실제 용례 역시 

거의 구분하지 않고 쓰이기도 하는 단어이지만, 그림체는 좀 더 분명한 뜻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집필한 만화 애니메이션 사전에서 

화풍은 "그림을 그린 특정한 경향과 특징"을, 

그림체는 "1. 그림의 형식, 2. 작가 개인의 고유한 그림 방식"을 뜻한다.

 

화풍은 미술 전반에 걸친 그림의 특징을 뜻하는 것으로 

그림체보다 광범위하고 학술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그림체라는 단어를 만화 애니메이션 사전에서만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림체는 만화, 애니메이션과 

그쪽의 영향을 받은 일러스트레이션의 그림 형식을 뜻하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영어로는 드로잉 스타일(drawing style)이라고 하는데

(영어사전에서 drawing style은 그림체로 표기한다.) 

이는 화풍을 뜻하는 페인팅 스타일(painting style)과 달리 

특징적인 선화를 지닌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쪽에서 주로 쓰인다는 차이점을 가진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 각각 drawing style과 painting style을 검색해 

나온 결과를 보면 그 차이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어로는 "에가라(絵柄)"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사람의 됨됨이", "인품" 등을 가리키는 단어인 "히토가라(人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

그대로 치환하면 "그림으로써 지닌 됨됨이", "그림의 품격"을 가리키는 낱말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림의 성질이나 특징"을 가리키는 낱말로 쓰인다.

 

넓은 뜻을 가진 그림체와 달리, 실제로 독자들 사이에서 그림체가 

어떻다고 평할 때는 캐릭터 디자인 쪽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꽤 있다.

이런 좁은 뜻의 그림체를 평가할 때에는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 있는가, 

예쁜가, 잘생겼는가, 귀여운가가 중요한 부분이 된다.

물론 그림체에 따라 캐릭터의 매력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일단 같은 만화 범주 내에서도 소년만화/순정만화/극화/그래픽 노블 등으로 구분되며, 

여기서 톤 중시와 펜선 중시, 큰 눈과 작은 눈, 5등신과 7등신 등등으로 세부 분류가 이루어진다.

일러스트레이션 쪽에서도 큰 범주로는 캐주얼계나 리얼계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사실 정식으로 미술 지도를 받은 사람이 아닌 이상 

덕후들은 그냥 사람 그리는 스타일로 그림체를 나누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이 기준이 여러모로 모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는 객관적인 구분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아래 리스트에서 일본식, 미국식 등으로 칭하는 국가적인 구분도 편의상의 구분법일 뿐, 

그림체라는 것 자체가 당대의 유행이나 시장과 

소비자 성향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생각하면 

원류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 "특정 국가 고유의 그림체" 자체를 

운운하는 것은 21세기 들어서는 큰 의미가 없다.

 

 

 

1. 일본의 데포르메형 그림체

 

▲ 만화 케이온!에 등장하는 아키야마 미오라는 캐릭터를 시대별 그림체로 표현해 본 그림

 

 

 

주로 "망가체"라고 불리는 그림체

 

참고로 90년대는 다소 과격한 데포르메형 그림체가 

유행을 타던 시기라 지금 보면 꽤 이질감이 있다.

90년대 그림체의 주요 특징으로 각지고 높이 솟은 광대, 

2000년대 이후 애니보다 부담스러운 수준의 눈깔 괴물형 눈매

(눈은 큰데 홍채보다는 흰자위 비중이 큰 것이 90년대식 눈깔 괴물의 특징이다.) 

큼직한 손발, 볼륨이 매우 크거나 뻗침이 심한 헤어스타일, 

눈 밑의 또렷한 빗금, 왕방울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등이 있다.

만화 슬레이어즈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통상 만화체로 구분하며 오덕계에서는 모에체라고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생겨난 큰 눈 그림체를 지칭하며, 

흑백에 질 낮은 종이에 인쇄되는 초기 일본 만화의 환경에서 

등장 캐릭터들의 연기가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기호화를 통해 일종의 진화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디즈니에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미국의 기호화된 만화 양식(미국식 만화체)과 같은 조상이지만, 

눈을 중심으로 기호화된 양식에(인쇄기술 및 환경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세밀해진 머리카락 표현이나 눈썹, 눈동자 표현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일본 만화 특유의 "만화체"가 생겨났다.

무엇보다 데즈카 오사무는 디즈니에서 힌트를 얻은 만화체(당시에는 그런 구분이 없었지만)에 

영화에서 힌트를 얻은 영화적인 연출을 더해 현재의 일본 만화 연출로 발달시켰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 만화체로도 영화 같은 현실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특별히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

 

 

 

평면적인 마스크와 큰 눈, 작은 입이 특징이다.

(정확히는 입술의 묘사가 생략되거나 데포르메화 된 입.

다만 작은 입이라는 것은 입 다물 때 한정한다.

왜냐하면, 화났을 때나 소리를 질렀을 때와 같이 입을 크게 벌릴 땐 

현실의 인간보다 더 크게 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크게 벌릴 때도 턱이 아래로 내려가 얼굴의 세로 길이가 

길어지거나 하는 묘사는 대개 생략된다.)

 

일본 "망가"를 그리기에 최적화된 그림체.

즉, 일본의 "망가"를 대표하는 제1 특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본 관련 서브컬처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그림체가 만화체다.

특징적인 형식이 체계화되고 생략화되었다.

그래서 입체감은 떨어졌으나 다양하고 격한 표정을 표현하기 쉬워졌다.

많은 그림을 그리는 만화에 최적화된 그림체다.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으며 작가들 사이에서 그림체의 구별이 힘들어졌다.

일본 내부에서는 만화체의 한계성을 직시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사실 무조건 한계가 있진 않다. 옛날 일본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분명 망가체지만 

조연 캐릭터들은 매우 개성 있게 그려졌었다.)

 

한국에서도 상당히 보편적인 그림체이다.

만화계나 게임계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뿌리는 중.

게임계에서는 캐주얼 그림으로도 불리며 대표적으로 

라그나로크,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엘소드가 만화체이다.

 

 

 

2. 미국의 데포르메형 그림체

 

 

 

▲ 위쪽부터 루니 툰 캐릭터들, 카툰 네트워크의 캐릭터들.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

 

 

 

주로 "카툰체"라고 불리는 그림체

 

사실 이쪽도 나누기로 하면 세분할 수 있다.

진짜 고전 애니의 역사로 가면 극장에서 틀어주던 디즈니 단편, 

루니 툰 등의 굉장히 유연하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움직임에 특화된 독특한 스타일이 있다.

사실 위의 루니 툰 이미지는 원조 디자인들에 비하면 상당히 현대적으로 심플화된 모습이다.

 

위의 카툰 네트워크 예시나, 니켈로디언 애니 등에서 보는 

스타일은 50년대 UPA사 그림체가 전신이며

(UPA는 리미티드 기법을 최초로 선보인 회사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활약한 시기는 90년대에 들어서였다.

고전 작품들이 잔 곡선이 많고 입체적이었다면, 

세밀한 인체 묘사를 생략하고 인체 비율을 2, 3등신으로 맞춘다.

그리고 사각형, 원형, 삼각형 등의 도형이 연상될 정도로 최대한 심플하게 그린다.

손의 표현도 4개의 손가락이나 작은 돌기 정도로 표현되고 

머리카락이나 일부 의상 정도만 디테일하게 그린다.

체형은 극단적으로 과장하여, 같은 작품의 캐릭터들이라도 

서로 같은 종족이 아닌 듯한 골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런 계열은 그림체에서 선의 두께 조절이 엄청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가마다 다르지만, 애니메이션상의 연출도 유연하고 

과장된 고전 카툰들의 동선에 비하면 움직임 자체가 데포르메 되어 단순하면서도 

보기에 임팩트를 가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단순한 도형을 바탕으로 인물들이 디자인되다 보니 

가장 쉽게 인물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그림체이며 

(하지만 카툰체조차도 너무 비슷하게만 디자인하면 

도장 찍기 그림체가 될 수 있다. 결국은 그 사람 역량인 것.

예를 들면 패밀리 가이나 아메리칸 대드는 체형 등은 다양한데 

특유의 눈 모양 때문에 인물들 얼굴 인상이 다 비슷해 보인다는 소리를 듣는다.)

생각보다 은근히 따라 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쉬워 보여서 따라 하면 마계의 생물이 소환된다.

(단순해 보이더라도 대부분의 카툰체들은 그냥 단순화시킨 게 아니라 

대상의 특징은 특징대로 강조하면서 데포르메 한 것이기 때문에 

보기와는 다르게 꽤 숙달된 그림 실력이 필요하다.)

 

다만 꼭 다 저렇진 않고 스쿠비 두 같은 고전 한나 바바라나 

디즈니같이 비교적 현실적인 인간의 몸을 묘사하는 축도 있다.

이쪽은 점차 일본식 모에 스타일과 영향을 주고받는 경향이 있다.

현재는 3D 애니메이션, 플래시 작품들도 늘어나면서 

정말 온갖 개성적인 그림체들이 활약하고 있다.

 

 

 

3. 미국식 카툰 + 일본식 망가 그림체

 

 

▲ 위 이미지는 LoliRock과 My Little Pony: Equestria Girls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들어오면서 생긴 새로운 형태의 그림체.

 

보면 미국의 스타일과 일본의 스타일을 오묘하게 버무린 형태라, 

그래서인지 껍데기는 망가 일지는 몰라도 웬만하면 서구권에서 그린 그림이란 걸 알아본다.

특징이라면 얼굴 형태는 망가 같지만 표정은 미국 만화 특유의 악센트가 들어가는 편이며, 

인체의 라인 또한 곡선의 강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코가 다르다. 일본식 망가에서는 코가 각도에 따라 

거의 안 보이는 수준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에선 그래도 항상 확실히 코가 그려진다.)

 

만화 나루토가 히트를 해서인지 서양에서도 

망가체에 영향을 받은 서구인들의 그림이 많이 보이고, 

이에 영향을 받아 망가를 그리는 법에 대한 서적이 많이 나왔으나, 

이것도 서양인이 만들어서인지 망가라고 하기엔 뭔가 양키 센스가 느껴진다.

당연하지만 미국에 소개된 만화 위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최신(?) 망가체보다는 약간 유행 지난 그림체들이 많다.

사실 확실하게 구별하는 방법은 역시 채색일 듯.

 

 

 

 

이 계열의 대표작인 프랑스 애니메이션 왁푸.

망가의 영향을 짙게 받았으면서도 서양 만화의 특색이 느껴진다.

카툰네트워크판 틴 타이탄, 일본 만화가 나이토 야스히로의 화풍도 이쪽에 가깝다.

 

 

 

한편 이런 식으로 위의 카툰의 납작하고 심플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모에스러운 요소를 살짝 집어넣는 방향성도 있다.

(출처)

 

 

 

현재 게임 쪽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는 그림체인데, 

이유는 당연히 일본과 미국 두 쪽 다 좋아하는 

그림체이기 때문에 게임을 팔 때 굉장히 유리하기 때문.

대표적으로 닌텐도의 스플래툰과 스플래툰 2 그리고 ARMS가 있다.

 

 

 

4. 실사/극화체

 

▲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들

 

 

 

실사체와 극화체는 서로 혼용되거나 혼동되는 표현이다.

하지만 극화체는 장르적 규정에 가깝고, 실사체는 형태의 구분에 가깝다.

다만, 영화 같은 표현을 주로 하는 극화일 경우 

주 대상 연령층의 취향을 고려해 실사체에 가깝거나 

실사체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고, 만화적 표현이 상대적으로 거세된 실사체일 경우 

굳이 극화가 아닌 일반 만화에 쓰이는 경우가 드물어서, 

둘을 거의 같은 구분으로 받아들여도 큰 무리는 없다.

일반적인 만화 독자들의 경우 실사체나 극화체라는 구분을 

"큰 눈" 그림을 지양하는 그림을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서양인들이 만든 그래픽 노블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과 

아마추어들도 2000년대 초반에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출현으로 그림계에서 실사체의 비중은 커져만 갔다.

서양인의 실사체 그림이나 이에 영향을 받은 그림을 "양키 센스"라고 하기도 한다.

 

 

 

 

▲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의 그림

 

 

 

한국은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실사체의 영향력이 크다.

다만, 동서양의 미적 감각의 차이로 인해 매력적으로 

와 닿는 캐릭터의 상대적인 외모에는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투희 계열 여캐의 외모를 놓고 봐도 서구권 게임이 

대개 늠름하고 강인한 히로인 상에 가깝다면 

한국, 일본 등 동양권에서 만든 게임의 경우 좀 더 가녀리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서양의 싸우는 미소녀의 소비 심리나 

형태의 차이와도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계에서는 리니지나 킹덤 언더 파이어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리니지의 정준호와 마비노기 영웅전의 김범이 있다.

일러스트와 게임, 만화를 넘나드는 석정현도 대표적인 실사체 작가다.

서양 인상파의 영향을 받는 일도 있다.

"인상파"에 가깝거나 기타 감각적인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주다프링과 록산이 있다.

만화가 김성모의 작품들도 비록 반쯤 개그 요소로 쓰여서 

그렇지 엄연한 극화체 만화에 해당한다.

 

 

 

5. 실사/극화 + 일본 만화풍 그림체

 

 

▲ 위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의 그림. 아래는 일러스트레이터 꾸엠의 그림

 

 

 

미국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조금 다른 화풍이 생긴 것과 비슷하게, 

인체 비례와 색감 등에서 실사적인 묘사에 눈 등 

특정 부위를 강조한 일본 만화풍을 혼합한 그림체가 

국내의 게임원화계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게임 원화뿐 아니라 한국 만화계에서는 90년대에 들어 

일본 만화풍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의 목적으로 

실사적인 작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 역시 이 상황에 해당한다.

 

단, 그 정의 자체는 상당히 애매하며, 명칭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림 커뮤니티나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 등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세미체, 중간체, 반극화체, 반실사체 같은 여러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스타일의 기반은 일본식 만화체와 극화/실사체에 두고 있으며, 

주된 특징은 약간 과장된 눈과 리얼한 신체 비례/굴곡 등이 있다.

 

그림계 내에서는 실사체와 만화체의 사이를 오가는 그림체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실사체와도, 일본산 눈 큰 그림체와도 비슷하지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두 가지 특성을 함께 지닌 하이브리드적인 화풍.

그렇기에 만화체에 가까운 세미체를 그냥 만화체로, 

실사체에 가까운 세미체를 그냥 실사체로 부르는 이들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도 작풍에 따라 구사하며, 

김형태, 꾸엠 등이 대표적인 중간적 그림체의 소유자이다.

만화가 중에는 대표적으로 양경일이 세미체를 구사하는 작가이다.

 

더불어 세미체가 한국 게임원화계를 대표하는 그림체인 건 맞지만, 

이런 식으로 그리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탄 것일 뿐, 

한국에도 모에 그림체가 존재해왔듯 일본에도 존재하는 그림체이다.

거기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 문서에서도 편하게 그림체를 

일본식-미국식 등으로 구분하고 있을 뿐이지 수십 년간 한미일 삼국을 위시한 

전 세계 서브컬처의 그림체는 언제나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세미체 역시 특정 국가에서 유래했다기보단 그림체의 발전과 유행의 목적으로 이해하면 되고, 

애초에 그림체를 국가 단위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게임계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주로 구사하는 화풍인 만큼 

"게임 원화 같다."는 평을 주로 듣는 그림체이기도 하지만, 

출판만화나 웹툰 등지에서 전형적인 눈 큰 그림체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의 목적으로 세미체를 수용하는 작가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6. 실사/극화 + 미국 만화풍 그림체

 

 

▲ 위는 러시아 일러스트레이터 "Ilya kuvshinov"의 헤르미온느 일러스트(출처)

아래는 "Tsvetka"의 프린세스 스타의 모험 일기의 주인공인 스타 일러스트(출처)

 

 

 

망가체가 실사체의 인체 표현이나 채색법을 섞어서 세미체를 만들었듯이 

카툰체의 경우도 둘의 느낌을 섞어서 그리는 기법이 등장했다.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카툰체를 주로 쓰던 서양인들로 

"데비안 아트" 같은 그림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보면 

여러 그림 사이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카툰체 특유의 데포르메 된 얼굴의 특정 부위들과 

실사 같은 인체 비례나 색감을 섞어서 그냥 카툰체와는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참고로 상술했듯이 카툰 풍 그림체와 일본식 그림체는 혈통이 같으므로 

역시 위의 일본식 그림체와 실사체가 혼합된 이른바 

"세미체"와 비슷한 맥락에서 카툰체와 실사/극화체의 조합이 

이루어지는 형태 덕분에 전반적인 느낌 역시 세미체와 상당히 유사한 부분들이 많다.

사실상 망가체 대신 카툰체가 섞인 세미체로 봐도 될 것이다.

 

다만 이 그림체의 경우, 사람에 따라서는 부담감을 느끼는 수도 있다.

색감 및 질감 표현 등은 매우 현실적인데 정작 이목구비 등이 카툰풍 특유의 

매우 비현실적인 형태로 표현된 게 원인이다.

 

 

 

7. 입시체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배우는 혹은 입시에 유리한 그림체.

(디자인과 입시의 경우 학원마다 다르고 인물 묘사는 대개 깊이 다루지 않지만, 

인물을 묘사해야 할 때 역시 입시체로 표현하는 경우가 잦다.)

 

실사체와 가깝게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지만 많이 과장돼있는 게 특징.

그림에 따라서 매우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심하면 "이 캐릭터는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듯한 

자세로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다." 같은 혹평을 듣기도 한다.

상업 쪽에선 그다지 쓰이지 않고 몰개성하다는 이유로 

많은 지망생이 입시체에서 벗어나 개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입시체를 배우는 과정에서 습득할 수 있는 투시, 원근법, 

색채, 명암, 인체 등의 기본적인 미술 지식은 만화나 일러스트를 그릴 때 

필수적인 지식인 만큼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는 데에 유용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일장일단이 있는 셈.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가 입시체의 대표주자.

(김정기는 단점투성이인 입시체라도 극한으로 연마할 경우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음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물론, 입시체를 고수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관점을 달리하여 볼 수 있다는 이야기.)

 

다만 위 서술된 입시체의 문제점은 2016년 기점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극대화된 투시, 원근법, 뚜렷한 명암등은 아직 입시체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상위권 대학을 선두로 대학 전형이 바뀌면서 심한 상업체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상업 만화에 근접한 그림체나 개성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 현상은 기존의 입시체가 그간의 진부한 스타일을 고집하고 대중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몰개성한 입시 만화의 한계를 느낀 만화 교육계에서 

결국, 어느 정도 현실적인 타협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위의 첨부된 이미지 중 첫 번째를 제외한 아래 두 장의 그림 또한 

실제로 입시에서 쓰이는 그림체인 만큼 이제 입시체도 예전처럼 상황이 나쁘진 않다.

 

 

 

[출처]

나무위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