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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종결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들에 위로를 드립니다.

정부와 담당자들의 투명한 대처가 향후 모든 일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를 위하여 인력 확보, 재원 확보, 기관 간의 협력 등 

인프라를 확보하고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축하합니다. 오늘은 매우 기쁜 자리입니다.

사스 종결 뒤에 여러 차례 평가하고 표창도 하고 이후에 

이런 사태를 잘 대비하기 위해 체계를 토론할 자리를 만들자고 했었습니다.

빨리 안돼서 답답했는데 준비가 덜 됐었나 봅니다.

 

다음에 청와대에서 최상의 대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아니고 국립보건원에서 한다고 했습니다.

왜 거기인지는 아무도 제게 이유를 설명 안 했습니다. 오면서 뜻을 알 듯 말 듯합니다.

여러 가지 보고와 설명을 들어서 국립보건원에서 이 행사를 하게 된 취지가 조금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회에서 토론한 거 보면 매일 큰 것만 자꾸 얘기하는데 그게 진짜 큰 건지, 

여야 사이에 큰 싸움 벌어졌는데 그게 진짜 큰 건지 신문에도 

맨날 큼직한 제목들이 나오는데 국립보건원 얘긴 잘 안 나옵니다.

국립보건원은 작은 건지, 보건원에 와서 이 행사라도 해서 

여기 보건원이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보도로 접하는 일 말고 정말 무겁고 알맹이 있는 일이 

여기 있다는 말을 여러분이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정부가 일하는 분들의 용기를 꺾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점차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저와 정부각료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일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국민 실제 생활에 가까이 있는 소중한 문제입니다.

그 일을 위해 국민안정, 건강 위해 일선에서 노력하는 분들의 얘기를 

가장 소중하게 다룰 줄 아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의제를 설정하는 힘이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의제를 누가 설정하는지 생각해보면 정부 같기도, 

국회 같기도, 언론 같기도, 국민 같기도 한데 누가 의제를 설정할까는 

매우 중요하므로 앞으로 정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부가 모든 의제를 다 지배 못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오늘 여러분이 보고한 것 같은 일이 국가의 가장 큰 의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포상, 표창받은 분들 보니 주로 여러 분야입니다.

처음 생각하길 주로 복지부 사람들이 상을 받겠지 했는데 

와보니 정부 각 부처에 다 있고 군인도 있고, 

그래서 지난번 사스가 정말 범정부적인 국가적인 대사건이었고 

범정부, 국가적으로 총력대처를 했구나 하는 걸 실감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포함된 걸 보고 포상이 그래도 공을 들여 공정하게 된 것 같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참 많은 일에 우리가 감동하는데 공무원 하는 일에 감동하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감동 주는 일은 다른 사람이 하지 공무원은 아닌 것 같았는데 

이번에 보니 공무원들이 국민들을 감동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많이 했는데도 우리가 못 봤을 겁니다.

그러나 공무원 하는 일에 감동한 일이 있었다는 게 저로서는 인상적이고 기쁩니다.

조금 전 까딱하면 울 뻔했고 안 울려고 물도 마셨는데 좋습니다.

충성이라는 게 뭘까 생각해보는데 딱 잘라 결론 못 냈지만, 

오늘 여기서 자기 가족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일에 매달린 그때 그분의 심경이 충성일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일기로 써놓았을 것입니다.

그중 일부분이 발표됐는데, 그렇게 다 표현 못 하는 깊은 심경이 있을 것입니다.

그게 충성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충성심을 가지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기를 꺾지 않았는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충성심을 가지도록 다시 한 번 스스로 가다듬겠습니다.

항상 대중 앞에 나서고 폭넓은 일을 하는 사람은 깊이 있게 보다는 

대충 넓게 때로는 표현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TV나 신문에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가 중심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는 일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때로는 사기를 꺾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 자리 빌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꺾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 보니 총리실이 중심이 되어서 해 온 것을 보면 

정부가 전체로서도 성의를 가지고 잘한 거 같습니다. 높이 평가합니다.

앞으로 좀 더 발전시켜나갑시다. 여러분 일하다 맥 빠지는 일 중에 이런 일 있을 것입니다.

지원이 시원치 않아서 정부의 높은 사람이 원망스럽고 가까이 있으면 

달려가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원해야 하는 여러 부처의 사람들도 법과 자원의 제약이 따라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번엔 상당히 열심히 지원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보도를 보고도 짜증이 났을 것입니다.

사스 예방, 퇴치가 가장 중요하데 보도를 하면 지장이 있을 것 같은데 

바쁜 사람 잡고 괴롭혀서 짜증이 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래도 보도가 신속히 됐으므로 

전 국민이 사스에 대해 잘 알고 여러분의 조치와 주의사항이 그때그때 전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때로 지장이 되는 보도도 있었지만 많은 보도가 국민이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거로 생각하시고 섭섭한 일은 잊고 잘되는 방향으로 연구합시다.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를 통한 협력체계야말로 최선의 시스템

 

정부와 국민이 함께 보여준 투명한 대처는 중요하고 

앞으로도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협력해 나가는 신뢰체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TV를 보며 낭패스러웠던 건 지정병원 문제였습니다.

의료진, 검역진 모두가 위험에 노출되어있습니다.

일 미터 거리의 근접된 곳에서 감염 위험 무릅쓰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출퇴근은 어떻게, 집에서는 어떻게…. 감염을 어떻게 막을까 걱정하는데 

우리 동네에 사스 환자 못 온다고 데모하는 거 보고 우리가 선진국이 된 줄 알았는데 

국가 수준이 문화국가 수준이 된 줄 알았는데 이해는 가면서도 너무 쉽게 하는 게 아닌가.

정말 얼마나 위험한지 고민해보고 현장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보고 

우리가 감당할 몫이 얼마인가 책임 있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고 

앞으로 저렇게 가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이었습니다.

저는 최종적 위기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어서, 

당장 뭔가 조치를 강력하게 하는 게 적절한지 고심하며 더 확대될까 봐 고심했습니다.

 

요구에 대해 간결하게 대답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강력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인력증언 요구가 있는데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증원에 대한 국민 부담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런 요구의 비용, 사람이 더 드는 요구를 선뜻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작은 정부의 효율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고 

국민이 작은 정부를 좋은 정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더 어렵습니다.

다행히 저는 선거기간 중 작은 정부에 대한 약속은 안 했습니다.

우리 국민건강, 안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작은 정부에 대해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하지 않아도 국민의 바람은 두려운 것입니다. 거역하면 재미없으니까 말입니다.

 

질병 하나로 중국이 3.2% 경제성장이 줄었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손실이 많았습니다. 사회적 통합도 대단히 이완되고 손상이 생깁니다.

이런 모든 걸 생각해서 항상 강조하듯이 인권의 기본은 사람의 건강입니다.

개인이 감당 못 하는 것을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전염병에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므로 하려고 합니다.

숫자는 아까 주장한 대로 다 해야 할지는 좀 더 토론을 하겠지만 

기본은 원칙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하나 아울러서 칭찬하고픈 것은 늘어날 곳은 늘여도 줄일 곳 줄이기는 쉽지 않아 

행정혁신 과정에서 줄일 곳 줄여서 그 인력을 재훈련, 

교육해서 모자란 쪽으로 이전하는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왜냐면 우리 사회 요구가 많아지고 새 기법이 발전되면 

줄어드는 일이 생기고 또 새로운 사회적 요구가 생깁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 못 하고 미루는 일이 많습니다.

변화의 속도만큼 빨리 변화시켜야 하는데 공무원 신분이 법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어도 

한 분 한 분의 생활이므로 어제 필요하다고 채용하고 

3년 후에 필요 없다고 나가라면 공무원들이 충성심을 갖고 일할 수 없습니다.

공무원 스스로 자기일 개발 하면서 해결할 수 있으므로 체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이 8분인데 넘었습니다.

항상 이거 때문에 보고 읽으라고 합니다. 아마 가서 지적받을 것입니다.

보고 읽으라고 써줬는데 딴소리를 하니 말입니다.

대체로 보고 읽는데 적어놓은 거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으면 말을 더 하게 됩니다.

 

여러분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돌아가면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고 막힌 벽은 그대로 막혀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뒤에 보면 그대로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함께 약속합시다.

불편한 일이 많아져도 많은 문제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노무현사료관 - SARS 방역 평가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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