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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함께했던 고양이가 죽은 지 보름 정도 지났다.

8년 동안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추억도 되새길 겸 이야기해 보고 앞으로 고양이를 기르시려는 

분들을 위해서 유의해야 할 점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고양이를 만나서 기르게 된 계기는 앞서 쓴 글인 

'고양이의 명복을 빕니다'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전에 미리 준비한 후 고양이를 기르게 된 것은 아니었다.

다른 길고양이와 달리 사람이 접근해도 도망가지도 않았고, 

또 귀여운 새끼 고양이었기에 순간 "마음"이 끌려서 기르게 된 것이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을 해봐도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왜냐면 고양이의 습성 등에 대한 지식과 반려동물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거의 모른 채 무작정 고양이를 기르게 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용품들이 무엇인지조차 거의 몰랐기에 초창기에는 애로사항을 많이 겪었다.

 

 

 

[화장실 이야기]

 

고양이 배변에 필요한 화장실과 또 전용 모래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기에 

초창기에는 동네 근처 놀이터에 있는 모래를 퍼다가 세숫대야에 담은 후 화장실로 만들었는데 

고양이가 모래를 앞발로 판 후 그 자리에 배변했던지라 

세숫대야 주변이 그야말로 흩날린 모래들로 인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놀이터에 있는 모래는 배변용 전용 모래보다 입자가 훨씬 작았기에 치우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또 전용 모래도 아니기에 소변을 보면 모래가 뭉쳐지지도 않았다.;;

 

뒤늦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고양이용 플라스틱 화장실과 화장실에 

필요한 전용 모래를 사서 배변할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주로 사용했던 고양이 모래는 네오크린 제품이었고 뚜껑이 있는 하우스형 화장실이었다.

고양이 화장실을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는데 

고양이가 배변을 끝낸 후 엉덩이 부분에 모래를 묻히고 다니면서 

방에다 모래를 뿌리고 다니는 짓을 하거나 앞발로 모래를 판 후 배변을 했기에 

모래를 파면서 화장실 입구 바깥으로 모래를 흩날리는 짓을 했기에 

크기가 작은 모래들을 치우는 게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청소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고 고양이 화장실용 발판을 몇 개 사주거나 

국내에서 가장 큰 점보 사이즈의 하우스형 화장실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고양이가 모래들을 화장실 바깥으로 보내는 일이 

자주 있다 보면 모래 입자로 인해 기침이 잦아지거나 

코가 막히는 등의 기관지에도 영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번거로웠던 일이라면 고양이가 싼 소변과 대변을 매번 치우는 일이었다.

소변을 싸면 전용 모래가 굳어지면서 뭉친 돌덩이가 생기는데 

그 돌덩이들과 함께 배변을 매번 치우는 일은 성격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검은색 비닐봉지를 인터넷에서 대량 구매하여 고양이의 소변과 대변을 담아 처리했는데 

너무 양을 많이 담으면 무게가 상당하기에 버릴 때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쓴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모래가 오래되면 냄새가 심해지기에 화장실 전용 탈취제도 모래에 섞어서 뿌려주기도 했다.

 

고양이 화장실을 제대로 관리를 안 해주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배변을 안 해서 변비가 생기거나 

배변 전에 모래를 앞발로 심하게 파서 화장실 바깥으로 모래를 많이 날려버리기에 

고양이 화장실을 잘 관리하려면 우선 본인의 성격을 부지런한 성격으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

고양이 화장실은 되도록 뚜껑이 없는 것보다 

뚜껑이 있는 하우스형 화장실로 구매하길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고양이 화장실 발판과 화장실용 탈취제, 

소변과 대변을 버리기 위한 검은 비닐봉지도 마련하길 권장한다.

 

 

 

[사료 이야기]

 

사료 같은 경우에는 초반에는 무조건 저렴하고 용량이 큰 사료를 선택했었다.

반려동물의 사료에 등급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돈을 아낄 겸 무작정 싸고 양이 많은 사료를 사서 새끼 고양이에게 먹였다.

(초창기 먹였던 사료는 퓨리나 캣차우 7.3kg였다.

새끼 고양이에게 먹이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고 등급도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초반에는 고양이가 잘 먹기는 했으나 점점 구토가 잦아지고 털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빠졌었다.

등급이 높은 사료로 바꾼 이후에는 구토하는 것도 적어지고 무엇보다 털이 조금 덜 빠지게 되었다.

 

▼ 고양이 사료 등급에 관한 글 ▼

artistyang83.tistory.com/905

 

무조건 가격이 저렴하다고 나쁘거나 또 가격이 높다고 해서 다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등급이 낮은 사료일수록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그리고 사료를 몇 번 먹으면 금세 질려 하는 때도 있어서 

사료를 여러 번 다른 제품으로 사주기도 했다.

 

사료도 유통기한이 있고 관리를 잘못하면 사료가 맛이 가기에 

고양이가 한 마리라면 될 수 있으면 용량이 작은 사료를 

자주 구매를 해주는 걸 권장하지만 돈 문제도 있고 

자주 사료를 사다 주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기에 

대포장 사이즈의 사료를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포장 사이즈 사료를 사겠다면 되도록 안에 

낱개로 또 개별 소포장이 되어있는 사료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대포장 사료 안에 각각 개별 소포장이 되어있는 형태)

 

그리고 고양이가 노쇠화가 시작되면서 살이 많이 찌거나 

충치와 구토, 구취, 대장 등에 문제가 점점 생겼기에 

거기에 맞는 기능성 사료도 몇 번 사주었다.

 

고양이의 입맛과 건강까지 생각해야 하는 사료이기에 

사료에 대한 등급 등의 지식과 구매한 사료들이 고양이의 입맛에 맞는지 아닌지, 

고양이의 나이와 건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성 사료 등등, 

사료에 대한 여러 지식이 필요하므로 독서와 인터넷 검색 등 틈틈이 고양이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하려는 노력과 적절하고 좋은 사료를 선택하여 

고양이에게 줄 수 있는 판단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사료 선택은 고양이의 수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털 이야기]

 

고양이가 털이 잘 빠진다는 것을 고양이를 길러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게 상상 그 이상으로 정말 많이 빠진다.

고양이를 기른다면 가장 큰 애로사항이 이 털 문제가 아닐까 싶다.

매일 부지런하게 청소를 하고 계속해서 관리하지 않으면 

까딱 방심하면 방 전체가 고양이 털 천지가 되기 일쑤였다.

고양이 털이 잘 붙는 이불이나 옷 같은 경우에는 관리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옷 커버를 사서 각 옷에 커버를 씌워주기도 하고 

고양이 털을 빗겨주는 브러시를 사서 고양이를 자주 빗겨주어 

털 빠짐으로 인한 피해를 조금은 덜 할 수 있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

고양이를 기르니 진공청소기는 아주 중요한 가전제품이 되었다.

 

고양이를 기른다면 이 털 빠짐 문제는 아주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이기에 본인 또는 가족 중에 기관지 등에 

문제가 있거나 청소를 잘하지 않는 게으른 성격이라면 절대 고양이를 기르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게 어지간한 부지런함과 참을성이 없으면 정말 견디기가 쉽지 않다.

본인의 부지런함이 어떠한지 고양이를 길러서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나도 중간에 몇 번이나 고양이를 버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고양이는 생각보다 정말 털이 너무 많이 빠지는 동물이다.

거기다 노쇠화가 시작되면 털을 핥는 그루밍도 

점점 안 하게 되기 때문에 털이 점점 푸석해지기도 한다.

고양이의 귀여움만을 보고서 기르는 행동은 절대 안 하길 바란다.

 

 

 

[장난감 이야기]

 

고양이와 가장 재미있게 놀았던 장난감은 막대형 장난감이었다.

막대형 장난감을 이용해 막대형 장난감을 숨겼다 나타났다 하는 식으로 

숨바꼭질하듯이 놀았는데 고양이가 가장 재미있게 놀아준 장난감이었다.

심지어 고양이가 외출한 후 바깥에 있으면 고양이를 

다시 불러올 때 방울 달린 막대기 장난감을 흔들어 고양이를 다시 불러오기도 했다.

노쇠화가 시작된 후 활동성이 떨어지던 시기에도 막대형 장난감에는 잘 놀아주었다.

 

막대형 장난감으로도 충분히 놀다 보니 다른 장난감으로는 고양이가 잘 놀지 않았었다.

막대기형 장난감 외에 공 모양의 장난감, 깃털 쥐, 캣닢, 레이저 포인트를 사줬었는데 

레이저 포인트 외에는 나머지 장난감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노쇠화가 시작된 이후로는 레이저 포인트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스크래치 용품도 관심을 잘 가지지 않는 바람에 

벽지에 손톱을 자주 긁어대서 벽지가 손상이 많이 되었다.

손톱을 깎아주기가 무서웠기에 병원에 들를 때만 수의사분께서 손톱을 깎아주었다.

고양이를 기르고 몇 년 후에는 2단짜리 작은 캣타워를 사주었는데 

젊고 활발했던 시기에는 캣타워에서 잘 있지 않았는데 

노쇠화가 시작된 이후로는 캣타워에서 종종 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난감을 그냥 두기만 하면 고양이가 잘 놀지 않았던 데다가 

우다다다-같은 고양이 특유의 달리기도 전혀 하지 않았기에 

고양이의 운동도 시킬 겸 틈틈이 놀아주려고 노력하였다.

고양이가 활동성이 떨어진다면 장난감을 이용해서라도 

틈틈이 고양이와 놀아주면서 고양이의 운동을 도와줘야 한다.

 

 

 

[건강 이야기]

 

고양이를 데려온 초창기에는 혼합 예방백신이라는 예방접종을 총 5번에 걸쳐서 해주었다.

처음에는 9주 동안 세 번, 그 이후에는 매년 1번 했다. 한번 주사에 3만 원 정도 했다.

그 외에는 광견병 예방접종(5천 원 정도 한 듯)을 했다.

 

고양이를 데려온 지 6개월 만에 발정이 났었는데 귓속을 지르는듯한 

괴이한 울음소리와 방바닥을 쉴 새 없이 뒹굴며 바닥을 털로 난장판을 해놓거나 

울음소리 때문에 바깥에 있던 수컷 길고양이들이 집 주변에서 와서 같이 우는 등 

하루 동안 발정이 난 모습을 보니 정말 참기가 어려웠다.

이때 울음소리를 좀 진정시켜보려고 고양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툭툭 몇 번 쳐주었는데 그때는 좀 진정을 했다.

 

발정이 난 다음 날 바로 병원으로 가서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었다.

중성화 수술 비용으로는 암컷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금액인 8만 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입원도 없었고 고양이 목에 씌우는 넥카라도 해주지 않았다.;;;

수의사분께서 고양이가 계속 병원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고양이가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게 예의 주시만 하고 

그것 외에는 걱정하지 말고 데려가라고 하길래 수술이 끝나고 1시간 후에 집으로 바로 데려갔었다.

집으로 온 후에는 한 번의 구토 외에는 별문제가 없었으며 중성화 이전보다 훨씬 더 얌전해져 버렸다.

중성화했음에도 엉덩이를 손으로 툭툭 쳐주니까 그르릉 소리를 내면서 좋아했다.

 

고양이마다 다 다르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고양이가 5년 차까지는 

활발하게 잘 놀고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6년 차부터는 치아에 충치가 생기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잠자는 시간도 늘어나 활동성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성격상으로는 4년 차까지는 불러도 잘 안 오거나 했는데 

5년 차부터는 손짓을 하거나 소리를 내면 나에게 오곤 했다.

 

치아 같은 경우에는 어금니에 충치가 생겼었는데 

고양이 스스로가 자기 어금니를 빼버리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칫솔질을 어렸을 때부터 해주질 않았었기에 고양이에게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칫솔질보다는 

치아에 좋은 기능성 사료를 사주거나 물에 섞어주는 치약을 사서 먹이기도 했다.

 

치아 문제가 생긴 이후부터는 변비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잘 씹지 못하게 된 탓인지 아니면 대장 활동이 저하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건사료를 먹으면 변비가 쉽게 생겨서 배변을 못 해 

고통스러워하는 나날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번은 변비가 너무 심해져서 병원에 갔는데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을 통해 변을 빼기도 했다.

수술 비용으로는 10만 원 정도 들었으며 수의사분께서는 

변비가 잦아지기 시작하면 완치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변비약을 먹이거나 틈틈이 복부 마사지를 해주었지만 

건사료 위주의 식사로는 변비가 좀처럼 완화가 되지 않았기에 

건사료 식사를 크게 줄이고 캔 사료 위주의 식사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장에 좋은 영양제를 먹이거나 물을 자주 섭취해주기 위해서 고양이용 정수기도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죽기 얼마 전에는 그 어떠한 식사도 하지 않았다.

 

반려동물을 기르게 되면 들어갈 비용이 많다.

사료라든지, 장난감 등의 비용도 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거라면 병원비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병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병원비가 달라지는데 

운이 없으면 과잉진료 등의 문제로 인해 상당한 금액의 병원비를 내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 큰 불만은 없었다.

다른 병원에 비해서 진료비가 비교적 저렴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병원비는 계속해서 부담스러웠다.

 

고양이를 기르든 개를 기르든 무엇을 기르든 간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있어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여유가 있을 정도로 꾸준하게 돈을 벌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려동물 보험을 들더라도 정기적으로 보험료를 내야 하기에 

금전적인 여유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자신이 없다면 

반려동물은 절대 기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더 잘 벌어서 더 나은 사료,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해 주었다면 더 오래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평생 없어지지 않을 죄책감으로 가슴속에 남아있다.

 

 

 

[외출 냥이]

 

집 환경이 창문을 늘 열어둘 수밖에 없는 좋지 않은 환경이었던지라 고양이가 자주 외출을 했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동네이기에 남의 집 지붕에 가서 누워있기도 하고 

동네에 있는 길고양이들과 놀거나 싸우는 등의 행동도 자주 했다.

고양이가 외출해서 안 들어온다 싶으면 방울 달린 막대기를 

바깥에서 흔들었는데 그 소리에 고양이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날이 여러 번이었다.

 

그러던 중에 3주 동안 나갔다가 돌아온 날도 있었고 3일 동안 나갔다고 들어오기도 하는 등 

장기간 외출이 잦아지고 동네 고양이와 싸워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상처를 받기도 했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안정된 환경,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실패했다.

고양이의 수명을 깎아 먹는 데 크게 일조한 셈이다.

8년 동안 있으면서 영영 사라지지 않았던 게 이상할 정도였다.

 

고양이를 기르기 전에 집안 환경이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깥으로 외출할 위험은 없는지, 바깥으로 외출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가 쉬운지, 

다른 길고양이들과의 접촉으로 전염병의 위험은 없는지, 

고양이 화장실을 마련할 충분한 공간은 있는지, 

털 빠짐으로 인해서 옷과 이불 등을 적절히 관리할 부분은 있는지, 

가족과 이웃들의 반대는 없는지, 고양이가 놀만 한 공간은 마련되어 있는지 등등 

고양이가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사전에 미리 철저하게 살펴본 후 고양이를 기르기를 바란다.

이것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생각보다 더 빨리 와버렸다.

먹지도 못하고 앙상하게 말라서 기운 없이 눈만 뜬 채 누워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과거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어린 시절의 고양이의 모습과 교차하면서 마음이 더 괴로웠다.

 

반려동물이 죽은 후 겪게 되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말하는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책도 미리 읽어보고 해서 

마음의 대비는 해두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게 되니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은 펫로스 관련 서적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읽어두는 것을 꼭 권장한다.

 

애증의 8년을 이렇게나마 마무리한다.

언제 또다시 고양이를 기를지는 알 수 없다.

수십 년 후에 기회가 된다면 기를 수도 있고 다시는 안 기를 수도 있다.

8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꼈기에 확실하게 준비되고, 

자신감이 있지 않고서는 다시 또 기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adió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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