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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경제부의 R&D 전략 기획단은 1년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연구(R&D) 지원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그 결과를 작년(2011년 11월 29일)에 발표했다.

매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 디자인 분야의 보고서를 

"따끈"님이 카페를 통해 "2020년, 디자인 산업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비전"이라는 제목답게 전체적으로 매우 희망찬 내용이긴 하지만, 

계획을 세우기 위해 살펴본 "현황" 부분이 너무 슬프기만 하다.

정부 기관의 보고서이므로 매우 신뢰할만하다는 가정을 갖고 읽어 보면 된다.

(물론 잘못 파악된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필자가 그것을 알아낼 위치에 있지는 못하므로 믿는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의 월급이 낮은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자이너 월급이 낮은 이유는 단순하다.

산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배출(한국 2만4천 명, 영국 1만9천 명)되는 반면 수요는 지나치게 없다.

(한국 기업 중 디자이너 활용 기업 5.6%, 영국 33%)는 점이다.

 

디자인 전공자 인력 배출 과다에 따른 시장에서 인력 과잉 공급이 

디자이너의 근무여건 악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학에서의 전공자 배출은 년 2만4천 명 규모로서 약 5만5천 명 수준인 국내 디자이너 고용 규모

("2009 산업디자인 통계조사", 2008, 한국 디자인진흥원)를 

고려할 때 지나친 과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p281)

 

우리나라 현직 디자이너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만4천 명이 

전국 240여 개 대학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반면, 

이를 받아줄 수 있는 기업은 매우 한정적이라는 뜻이다.

해결책은 공급을 줄이기보다는 수요를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디자인 활용 기업(디자이너, 디자인 부서 보유 혹은 외부 디자인 회사와 협업)은 5.6%에 불과한데, 

이를 영국(33%), 덴마크(33%)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스웨덴(75%) 수준이 된다면 꿈같은 상황일 것이다. (p251)

 

그러보니 정부의 자금 지원이, 중소기업들이 디자인 효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방향, 

즉 개별 기업이 디자인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을 때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 

디자인해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이 부분이 다시 문제를 일으킨다.

 

 

 

[디자인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디자인에 관한 R&D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디자인 경쟁력은 25위(2002)→9위(2007)에서 다시 15위(2010)로 추락하고 있다. (p255)

한국의 개별 기업들(삼성/LG/기아 등)의 디자인 수준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데 

국가 디자인 경쟁력은 추락하는 이유는 R&D가 없기 때문이다.

지식 경제부 디자인 연구 예산은 10년간, 불과 17% 증가했다.

전체 연구 예산이 227% 증가했으니 그 비중이 심각하게 줄어든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디자인 투자는 608%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정부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p253)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나마 남은 예산이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디자인 자체에 관한 연구로 사용되지 않고, 

개별(중소) 기업이 디자인을 활용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정부 R&D 중 디자인 예산은 디자인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활용되기보다는 대부분 제조기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상에서 

제품 외관의 실제화 역할로서 디자인 개발비 지원의 성격이 많았다.

(중략) 명백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R&D 중 디자인 예산이 

제품 외관 디자인 개발로 주로 활용되었던 것은 

디자인산업의 고도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다음과 같은 허점을 가진다.

 

1) 특정 제품의 디자인 개발 결과는 공통기술로서 타제품에의 응용되는 등 

관련 산업에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작다는 점.

 

2) R&D 수행 결과가 주관기관인 디자인 기업의 본원적 

R&D 역량 향상에는 이바지하는 면이 적다는 점.

 

3) 정부 예산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업이 디자인 투자 효과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지는 점이 있다는 점. (p254)

 

매우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 지원금 자체가 500만 원-1000만 원 수준인 경우가 많아, 

너무 낮은 수준의 디자인 지원을 반복하게 하여 기업가에게, 

공짜니까 해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를 보이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개별 중소기업은 디자인을 더 싸구려로 생각하고, 디자인 업계의 디자인 실력은 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문 디자인 회사들은 왜 스스로 실력을 향상하지 않을까?

 

 

 

[디자인 에이전시가 수준이 낮은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 에이전시가 수준이 낮은 이유는 

너무 작고 영세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역량을 못 갖추지만, 

국내 디자인 시장 규모는 정체 혹은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는 규모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따라,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 에이전시, 디자인 컨설턴시, 디자인 전략 컨설턴시 등으로 나누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들은 아직 매출의 64%를 단순 디자인 개발에서 얻는 등, 

에이전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p243)

 

공급자 조건을 보면 디자인산업에서 서비스 공급자인 디자인 전문 기업은 평균 종사자 수 4.82명, 

종사자의 평균 근속연수 3.59년, 총매출액 평균 6백만 원.

1억 미만이 32.6%, 프로젝트별 평균 5.6백만 원 규모 등의 

현황(2009 산업디자인 통계조사, 한국 디자인진흥원)으로 알 수 있듯 

인력, 수익성, 안정성 등 매우 열악한 경영 조건에 처해있으며 

기술 개발 역량과 고도화된 노하우를 갖춘 기업은 극히 적은 상황이다. (p279)

 

이렇게 업체는 영세한데 국내 디자인 시장 규모는 "06년 6.8조 원" 도달 이후 

"08년 5.2조 원", "10년 5.1조 원" 규모로 정체와 소폭 감소 추세를 보인다. (p279)

대기업들이 디자인 투자를 급속히 늘려나가는데도 국내 디자인 시장이 정체를 보이는 이유는 

대기업들의 투자가 대부분 자체 고용으로 연결되고, 

대규모 디자인 외주 용역이 해외로 발주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선두 기업들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해서 디자인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데도 

국내 디자인 수요 시장이 늘지 않는 것은 국내의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의 기술 역량이 고도화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대기업의 디자인 외주 용역이 해외 디자인 전문 회사로 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 LG, SK 등 디자인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IDEO, Continum과 같은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기업을 통해 

심리학, 인문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학제적 역량이 요구되는 

정성적 디자인 리서치, 디자인 전략 개발 등 고도화된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

반면, 중견 그룹들과 로컬 업체들의 주요 시장인 중소기업의 경우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p279)

 

결국, 중견 / 중소기업들을 디자인 전략 컨설팅의 고객으로 확대하지 않는 한, 

에이전시에서 컨설턴시로의 성장은 어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들조차 아직은 디자인 컨설팅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의 공급 과잉은 디자인 에이전시의 

공급 과잉으로 연결되고, 디자인 에이전시의 낮은 매출은 

디자이너의 낮은 월급으로 다시 연결되는 순환 고리가 완성된다.

 

 

 

[그럼 어떡해?]

 

이상이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한국 디자인 산업, 그리고 R&D의 현황이다.

(사견 없이 정리하려 노력했으나, 편집자의 시각이 완전히 배제될 순 없겠다.)

이것만 보면 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순환적이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부분에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나(필자는 정책 분야는 비전문가라서) 잘 된 것인지 아닌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만, 최근 한국 디자인 진흥원이(이 보고서에서 보여주듯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매우 공감이 가고, 

시행하는 사업들도 동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믿음이 간다.

 

정책은 정책 전문가에게 맡기고 늘 그렇듯이 내 문제로 돌아와서,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나의 역량은, 우리 회사의 역량은 어떻게 높일 것인가?

깊은 고민과 시름에 빠지게 된다. 디자이너가 문제 해결자라면, 

우선 자기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윗글의 출처]

게임잡 커뮤니티

 

 

2020+융합신산업_디자인만.pdf
다운로드

 

[첨부파일 출처]

cafe.naver.com/usable/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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