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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깜순이(암컷)

코숏, 턱시도 고양이.

2008년 8월의 어느 날~2016년 10월 6일(대략 8년)

 

2008년 8월경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자동차 밑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사람이 버린 건지, 아니면 길고양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다가가니까 도망가지도 않고 얌전히 앉아만 있던 고양이.

그 모습에 끌려 집으로 데려와 기르기 시작했다.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지라 기르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인터넷과 책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가며 적응을 해나갔다.

고양이는 예상보다 대단히 얌전했으며 조용한 성격의, 낯을 가리는 성격의 고양이였다.

우다다다 하면서 집을 뛰어다닌 적도 없었다. 목욕하면 울기만 할 뿐 아주 얌전하게 있었다.

너무나도 차분한 고양이의 모습에 아무래도 사람의 손을 한 번은 타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데리고 온 지 6개월여 만에 발정이 나고 발정이 난 다음 날 바로 중성화 수술을 시킨 일.

생각보다 심했던 털 빠짐에 고생했던 일.

외출 냥이었던지라 밖으로 나갔다가 안 들어오면 방울 달린 

막대기 장난감을 흔들어가며 집으로 오게 했던 나날들.

모래와 사료 선택으로 고민했던 일들도 있었고 조그만 캣타워를 사줬던 일.

누워있으면 가슴 위로 올라와서 안겼던 일.

여러 장난감으로 재미있게 놀아줬던 나날들이 생각난다.

 

고양이를 기른 지 6년째 되던 날부터 조금씩 기력을 잃어갔던 고양이의 모습.

변비가 너무 심해져서 병원에 다니며 고생하던 고양이의 모습.

외출한 후 3주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가 갑자기 돌아왔던 날도 있었고 

다른 길고양이들과 싸우고 돌아온 날도 여러 번 있었다. 그야말로 애증의 나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음식을 거의 먹지 않게 되었고 점점 말라갔기에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마음속으로 준비해야 했다.

아주 오래전에 펫로스(Pet Loss) 관련 책을 미리 읽어둔 것이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었다.

 

외출 냥이로 기르지 않았으면 더 오래 살 수도 있었는데 

못난 주인 때문에 더 일찍 세상과 작별을 하게 되었다.

찾을 수 없는 곳에서 떠난 것이 아닌 내 옆에서 떠나 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내게는 특별했던 성격의 고양이였기에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저세상에서는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나서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라며 깜순이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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