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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단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무조건 남을 위한 그림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될 수도 있고, 

내 그림을 응용해 작업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일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한마디로 정의하긴 쉽지 않다.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이미 일을 시작했지만, 

남들이 알아줄 만한 성과가 없어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을 것이다.

이 시기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해결책을 제시하자면 그냥 잘 버티면 된다.

물론 버텨내야 하는 과정 속에는 반드시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나는 내가 선택한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말이다.

"난 프리랜서가 되겠어!"라고 결심한 이상 주변 사람들의 믿음과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내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꾸준히 알리고, 열정과 노력을 다해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느낄 만큼 애쓰고 행동하자.

 

 

나처럼 클라이언트와 이메일 또는 전화 통화로만 의견을 주고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경우 

간혹 전달 내용이 누락되거나 의사소통에 실수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작업 의뢰서를 문서로 만들어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로울 수는 있겠지만, 의뢰서를 통해 기록해두면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사항을 최대한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따라서 작업 시간도 아낄 수 있고 변수가 발생할 확률도 낮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림 단가를 책정하는 일은 모든 일러스트레이터의 고민이다.

10년 전과 똑같은, 심지어 더 떨어진 작업비 때문에 

일러스트레이터 사이에서는 "최저단가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림은 물건값과 달라 정확한 가격을 매기기 힘들지만, 

일을 하는데 드는 시간, 노력, 재료비 등을 생각하여 

클라이언트에게 소신껏 작업비를 얘기해야 한다.

작업 일정이나 저작재산권 소유 등의 상황에 따라 작업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자기 그림의 가치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자기만의 단가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클라이언트의 "힘든 작업은 아니다. 금방 할 수 있다."는 말은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작업 시간과 난이도에 관한 판단은 클라이언트가 아닌 내가 하는 것이다.

작은 그림이라고 해서, 배경을 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또 색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쉽고 빠르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작업 내용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듣고, 

요구하는 작업 기간 내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작은 그림이라 할지라도 상황을 상세하게 그려야 한다면, 

크기가 큰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의 말만 믿고, 쉽고 간단한 일이라 판단하여 작업 의뢰를 승낙하면 

예기치 못한 변수 때문에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할 때 경제적 만족감과 성취감을 모두 맛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항상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하나라도 만족을 해야 일할 맛이 나는데, 

때로는 돈보다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바로 내 작업이 가치 있다고 느껴지게 해주는 클라이언트와 만났을 때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절대로 돈 때문에 아무 일이나 덥석 받지 않았으면 한다.

버틸 수 있다면 통장의 잔액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는 버텨보기를 권한다.

괜히 돈이 없다고 마음에도 없는 일을 받았다가 

그 일을 하는 도중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의뢰받는다면 

눈물을 머금고 거절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이전 작업을 취소할 수는 없다.

아무리 하기 싫었던 작업이라도 클라이언트와 

일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라면 마무리는 꼭 해야 한다.

부조리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이 프리랜서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고와 모방은 그 경계가 모호해 자칫하면 

균형을 잃을 수 있으므로 언제나 긴장하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표절이나 모방을 하면 당장은 편할 수 있어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생 아류라는 비난을 받으며 떳떳하게 작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백수 시기를 피할 수 없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릴 각오와 굳은 다짐이 필요하다.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유리알 같은 정신력으로는 

절대 프리랜서 생활을 오래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집중해야 한다.

 

 

일하다 보면 클라이언트와 소통이 잘되지 않아 매우 힘든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바른 주장을 꾸준히 한다면 클라이언트와 

일러스트레이터 간의 작업 방식도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불공정한 작업은 당당하게 거부하고, 일의 진행 중에 발생한 문제라고 해도 

"을" 또는 "병"의 입장에서 처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해결책을 제시하여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클라이언트와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경험이 쌓일수록 일도 많아지고, 자연스레 연봉도 늘어나요."라고 

무한 긍정을 전하고 싶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매년 억대 연봉을 기록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매년 힘들지 않은 해가 없을 만큼 고군분투 중이 아닐까 싶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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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신 민효인이라는 분이 쓴 책인데 

저자 본인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여러 이야기와 경험담 등을 이야기하는 책으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활동 분야, 자기 관리, 홍보, 세금 관리, 계약서 관련 내용 등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주 예전부터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으나 동네 도서관에는 

책이 없었기에 서울 도서관을 통해 전자책으로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보유하고 있는 "아이패드 에어"를 통해 읽으려고 했으나 

"라이선스 오류"라는 서울 도서관 앱의 치명적인 오류로 인해 PC에서 읽게 되었다.

서울 도서관에 문의하니 앱을 지우고 다시 깔아보라는 답변을 받았으나 소용이 없었다.-_-

결국, PC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인해 땀 뻘뻘 흘리며 독서를.;;;)

 

일러스트레이터를 지망하시는 분들에게는 읽어보길 권장하고 싶은 책인데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저자 민효인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다양한 경험담과 사례가 부족한 편이고, 민효인 작가의 팬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민효인 작가 개인의 취향이나 여행기, 위시리스트 등이 소개되어 있어 

책 제목을 "보통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기"가 아니라 

"민효인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기"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에 따라서는 불필요하게 느낄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아쉬운 부분은 아니지만, 세금 관련 내용은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정도.

 

아무튼, 일러스트레이터를 지망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장하면서 이 책과 더불어 비슷한 책 제목인 

"보통의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기"와 같이 한번 읽어보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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