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나오게 하는 내일배움카드제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의 제도는 누구나 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욕이 나오게 만드는 국가의 제도를 보면 

그 제도를 만든 인간들의 생각 깊이가 없음을 느끼게 된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제도 중에 내일배움카드제라는 제도가 있다.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한마디로 백수나 아니면 현재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 

학원을 통해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기술을 습득하고자 하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더 높이고자 학원을 이용하고 싶을 때 

국가에서 일정 한도 내에서 금전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흔히 말해 국비지원, 계좌제라고도 함.)

 

그전까지는 없었지만, 이번 2011년 10월 1일부터 제도가 조금 바뀌었다.

이제부터 내일배움카드제를 신청하고자 하려면 

구직활동을 먼저 2회 이상 해야 한다는 것이 추가되어 

자격증이 있든 없든, 실력이 부족하든 말든 일단 기업에 이력서를 2회 이상 내서 

구직활동을 개인이 국가에 증명을 한 후에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바뀐 것이다.

 

뭐, 이런저런 인터넷으로 제도가 바뀐 이유에 대해 알아본 결과 

내일배움카드제를 신청한 후 학원에 다니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많은 재정 낭비와 더불어 실효성에 문제점이 있어 학원에 다니고자 하는 

사람들을 까다롭게 더 심사하여 중도 이탈률 방지와 

실효성을 더 높이고자 이번 제도를 수정했다고는 하는데 

제도가 까다롭게 바뀌는 거야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바뀐 제도의 내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장에 배움을 절실하게 원하는 사람과 능력을 더 키우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구직활동 2회 이상을 "먼저" 해야 한다는 이번 내일배움카드제의 바뀐 제도가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먼저 구직활동 2회를 해야 카드를 발급받게 한다는 게 

이게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만 해댄 건지 구직자의 마음과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제도를 만들어내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현재 자격증도 별다른 기술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치자.

어렸을 때부터 되고 싶었던 요리사를 위해 요리기술을 배우러 

학원에 다니고자 국비지원을 신청하고 싶을 경우 

내가 원하지도 그리고 취업할 가능성도 없는 요리 관련 분야 회사에 이력서를 먼저 2곳 이상 낸 후 

다 떨어지게 되면 그때야 내일배움카드제를 신청할 수가 있는 "자격"이 생긴다.

 

당장 기술 습득이 절실히 요구되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이력서를 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이력서를 낸 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 낭비.

그리고 카드 발급이 보통 2주가 걸린다고 하는데 구직자가 현재 원하지도 않는 

구직활동 2회로 인한 카드 발급 일정이 더 지체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그로 인해 학원 등록 날짜에 맞추지 못해 구직자가 시간적 금전적 손해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

 

국비지원을 받는 사람들이 중도에 이탈하지 못하도록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는 것이 "구직활동 2회 이상"이라는 

구직자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기준"을 국가가 넣어버린 건데 

국비지원을 받아 학원에 다니고자 하는 사람들을 

중도에 이탈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세워 심사하겠다면 구직자가 학원을 중도에 포기할 때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불이익이나 벌금 등을 주는 것과 동시에 

현재 구직자의 능력과 심리상태 그리고 학원 수강을 그냥 포기하지 않겠다는 

진정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심사관들과의 심층 면접과 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방법 등을 생각을 해보고 제도를 고치는 게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열정을 가지고 배움을 청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구직활동 2회 이상"이라는 바뀐 제도는 아무래도 그런 구직자들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국가가 나서서 구직자들의 빠른 능력 향상을 막고 있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구직활동 2회를 통해 구직자가 "운"좋게 취업이라도 하면 

카드 발급으로 인한 돈 지출을 아낄 수 있겠다.-싶어서 

"구직활동 2회 이상"이라는 기준을 넣은 것인지.

 

아무튼 신청하고자 했던 나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기에 글을 한번 써보았다.

주관적인 입장에서 쓴 글이라 오류도 많을 것이고 충분히 반박할만한 내용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