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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이너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픽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종종 이런 상담을 많이 듣게 됩니다.

 

"회사에 다니면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너무 괴로워졌어요."

 

저도 오랫동안 겪어온 괴로움이고 업계에 오래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관찰해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일과 놀이의 경계에서 괴로워진다.

 

즐겁게 일하는 직장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일을 한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일과 놀이에 차이점에 관해서 설명해줄 때 자주 드는 예가 

바로 "스노보드 타기"와 "망치질"입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스노보드 타는 걸 좋아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보드 타러 가본 적이 없긴 하지만.

누군가 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온종일 그냥 저 산 위에서 보드를 타고 

이 밑까지 내려오기만 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고 합니다.

전 정말 신이 나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드를 탈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난 100만 원만 줘도 보드를 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 나면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난 50만 원 줘도 보드를 타겠다고 이야기하겠죠.

왜냐면 이건 재미있는 "놀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내려가는 가격은 어디까지 떨어질까요?

대부분 이 질문에 모두 0원이라고 대답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히 자기 돈을 지급해서라도 보드를 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해서 가격은 0원이 아닌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됩니다.

어디까지 떨어지느냐 하면 바로 스키장의 리프트권과 

비슷한 가격(약 7~8만 원)대까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장 가격의 형성]입니다.

학교 다닐 때 물가 책정에 대해서 배우는데 비슷한 논리죠.

자기 돈 7~8만 원을 내고서라도 보드를 타겠다는 사람이 많은 거죠.

왜냐면 이건 재미있는 "놀이"이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에 그늘 하나 없는 

공사장에서 당신에게 온종일 못을 박으라고 합니다.

당신의 돈 300만 원을 내고 말이죠. 당연히 하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럼 당신의 돈 100만 원을 내고서 박으라고 합니다. 역시 하겠다는 사람이 없겠죠.

이렇게 해서 떨어지는 돈은 어디까지 내려갈까요?

눈치 빠른 분은 아시겠지만, 공사장에서 받는 하루 일당인 7~8만 원을 줄 테니 

못을 박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하기 싫어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왜냐면 이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이렇게 일과 놀이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경계에 대해서 분명히 인지하고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보통의 기업을 다니고 있는 일반인 친구들을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반면 게임 개발자의 경우에는 이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다 보니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입니다.

특히 그림을 그리던 그래픽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더욱 이 부분이 심각합니다.

분명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즐거워서였는데 

그 즐거움이 일로 치환되었으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즐기는 것"이 "견디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계를 빠르게 인지한 사람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점을 찾아 나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이 부분을 견디지 못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나쁘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회사 차원에서 그냥 두고 볼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그들에게 이런 경계에서 오는 

혼란함에 관해서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의 공유도 오로지 기술 숙련과 돈에만 

가치를 두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것을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한 방향으로 치우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어떤 부분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야 하는지 모르게 돼버리는 만큼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포지션은 계속해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될 겁니다.

 

결국에 직장을 다닌다는 건 "일"을 해야 하지만, 아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자일이나 대부분의 업무 효율화 도구는 그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는 그 포인트를 [관리]에 맞춰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관리자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서 

조금 더 즐겁게 "견딜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hellonbee.com/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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