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디자인을 잘한다.

 

어떤 디자인을 말하는 것일까?

 

스타일 좋다는 말일까?(이건 좀 개인적 취향이 강하고)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일까?(이건 좀 자존심이 상한다.)

 

잘 통한다는 것인가?

 

이런 잣대로 디자인을 잘한다 말하기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유명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잘할 것 같은 신뢰가 있다. 어째서 그럴까?

그들의 표현은 항상 주목을 받고 그들의 말과 행동 또한 주목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우리와 다른 무엇이 있기에 우리를 주목하게 하는 것일까?

 

최근, 디자인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한다.

주변 사람들의 디자인을 보면서 종종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만 개인적 판단이기에 별로 표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멋진 디자인 볼 때면 표현을 아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멋지다’라고 느껴지는 디자인에는 항상 나를 끄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 "무엇인가"가 도대체 무엇일까?

여기에 디자인을 잘한다는 단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신념이 내재한 디자인이 멋진 디자인이다

 

디자인에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지향하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타일이 아니다.

삶에 대한 성찰 혹은 자신이 지향하는 사회의 모습과 더욱 가깝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빗대어 이 사회가 가야 할 지향점을 향한 

주체성 있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신념은 한 번에 짠~ 하고 생긴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꾸준히 질문하고 수정해가면서 추구해야 한다.

자신의 신념은 점차 분명해지지만, 유기적 고형물처럼 

그 크기는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고 그 형태 또한 수많은 변형을 거친다.

신념은 또한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경험의 성찰을 통해 스스로 배워가는 과정이다.

 

 

 

2. 논리가 있는 디자인이 멋진 디자인이다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것. 이것은 논리가 아니다.

이것은 아래에 언급된 허풍에 가깝다.

논리는 말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근거의 문제다.

수려한 표현과 표정으로 말을 잘할 수는 있지만 

근거가 빠지면 비록 설득할 수 있어도 멋진 디자인을 지속해서 할 수는 없다.

논리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 분야와 관련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까지 섭렵해 나가야 한다.

디자인에서 논리적이란 표현은 통합하고 정리한다는 느낌과 일맥상통한다.

특정 영역에서의 평가가 아닌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그 디자인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디자인의 스타일과 형태에 대한 일종의 확신이다.

논리적으로 무장된 디자인이라고 해서 비 감성적인 디자인이 아니다.

감성적인 느낌도 분명 논리적인 설명이 따라야 한다.

 

 

 

3. 아이디어와 스타일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100년도 채 안 된 디자인의 역사에서 수많은 스타일이 있었다.

사용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디자인하면서 역사를 답습하는 것에는 항상 관대해야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항상 선행된 디자인을 

충분히 참고했을 때 그 이상의 무엇이 나올 수 있다.

아이디어와 스타일은 그런 것이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직관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세히 보고, 충분히 느끼고, 숙고하면서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스타일이 나온다.

내가 많든 스타일과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디자인의 역사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4. 실천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실천의 최대의 적은 게으름이다.

디자이너에게는 게으름의 미덕이 항상 내재하여 있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다다를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항상 귀차니즘은 발동된다.

디자인에 있어 실천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실천이 없는 디자인은 단순한 망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천은 디자이너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천 의지의 문제이지만 주변 여건의 문제일 경우도 많다.

자신의 여건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천은 경험과 인프라에서 일정 부분 해결이 된다.

그러므로 실천에 대해서는 너무 조급할 필요도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의지를 갖추고 조금씩 노력하면 언젠간 해결될 문제이다.

더욱 큰 문제는 준비 안 된 무모한 실천이 더욱 문제이다.

 

이 네 가지가 어우러져 있을 때 디자인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이 중에 하나라도 빠져 있다면 언제든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신념을 통해 일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해 주는 논리가 있다면 어느 클라이언트를 만나든 

어떤 일에 하든 간에 충분히 잘 판단하고 해낼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신념이다

 

윌리엄 모리스가 사회개혁운동으로 공예 운동을 하였고, 

루쉰이 민중의 각성을 위해 문화운동을 하였고, 

단재 신채호 선생이 단군신화를 만들어 민족의식 함양에 힘써왔다.

그들에게는 무언가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이들의 신념은 그분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제시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과 행동, 작품에 대해 우리는 ‘멋지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아이디어와 스타일의 함정에 빠져 있는지 모르겠다.

신념을 배제한 채 아이디어와 스타일의 함정 속에서 

온갖 논리를 끼워 맞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로 쥐어박고 싸워야 같은 구덩이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매년 디자이너가 4만 명씩 늘어나는 대한민국의 디자인 현실에서 

디자이너들이 끝까지 디자이너로서 살아가는 길은 

어서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아닐까?

 

 

 

[출처]

www.designerschool.net/readings/131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