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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바로 반년 전까지도 진심으로 그림체에 관해서 고민하기도 했고, 

최근 들어서 여러분들이 그림체에 관한 고민을 하는 것이 보이기도 했기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그림체에 관해 언젠가는 반드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리할 겸 이 글을 써 봅니다.

 

 

 

먼저 이야기되어야 할 것은 그림체의 정의입니다

 

같은 소재를 서로 다른 여러명의 사람들이 그려냈을 때 

그 소재가 아무리 같다 한들 개개인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를 분석해 낸다면 그림체를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림체의 차이는 그림에 있어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프로포션의 차이, 기법의 차이, 소재의 차이.

 

예를 들어 개개인에 따라, 어떤 사람은 다리가 길어지고, 

어떤 사람은 근육질이 되는 것은 프로포션의 차이.

어떤 사람은 덧칠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내고, 

어떤 사람은 수채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기법의 차이.

사과를 그릴 때 어떤 사람은 잎을 붙이고 어떤 사람은 

잎을 붙이지 않는 것은 소재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세 가지가 서로 맞물리면서, 그런 특정인만의 그림체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착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프로포션이나 기법, 

소재는 어느 정도 화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우 특별한 그림체를 가지면서도 그림 또한 매우 잘 그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림체가 특별하면 특별할수록 이것은 취향을 타기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갈리지요.

그리고 그런 그림체를 보는 사람은 반드시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이 사람은 이게 그림체다. 이 사람은 이렇게밖에 못 그릴 거다."라고 말이죠.

 

그러나 그림체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면 

그런 그림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웬만한 프로 만화작가라면 그림체를 

약 2~3개 정도로 압축하여 가지고 있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현재로써 보이는 것 이외에 약 두어 개 정도의 

그림체를 가지고 있고 다른 그림체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에게, 순정만화 풍이라든지, 북두의 권 풍 같은 거로 그려보라면 

초보자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게 그려낼 수 있습니다.

(혹 이 점을 자랑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 

이건 제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그림 실력이 있으면 

그림체는 마음대로"라는 게 진짜 그렇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림을 배우던 당시 

다양한 그림을 "그대로 보고" 그렸으며, 그걸 엄청나게 많이 한 관계로 그 그림체의 특징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부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다른 이가 그렸다는 것이 들통 나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웬만한 패러디 동인보다는 더 흡사하게 그려낼 수 있다 자신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프로포션이나 기법, 소재라는 즉 "그림체로써 보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림체-개성 차이-라는 것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프로포션, 기법, 소재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있으면 의도한 대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림체를 갈고닦아서 자신만의 특이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 

특이한 프로포션, 특이한 기법, 특이한 소재를 만들어내어 

자신만의 그림체로써 하고자 하는 생각은 무의미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는 매우 특이한 프로포션이나 

특이한 기법, 특이한 소재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존경합니까. 똑같이 그려 보세요.

대부분의 테크닉이 디지털화된 현재 시점.

즉 테크닉을 구사하면서 화구의 차이가 없어진 지금 

그 그림을 옆에 두고 똑같이 그려내 보자 치면 얼마든지 똑같이 그려낼 수 있으며, 

조금만 연습하면 그 그림체의 특징을 파악해서 보지 않고도 비슷하게 그려낼 수 있을뿐더러 

그것이 가능하지 못하다면 이건 그림체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실력이 없어서"일 뿐입니다.

(약간 기분 나쁘실 수도 있는 얘기입니다만, 이게 사실입니다.)

프로포션이나 기법, 소재는 단지 "그림체로써 보이는 부분"일 뿐입니다.

정작 본질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위에서 그 예로 든, "타인의 그림을 보고 그린다."에서 

같은 각도로 같은 길이의 스트로크를 긋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자, 대부분의 사람이 그림체라고 믿는 부분은 이 경우에서 "스트로크의 각도와 길이"와도 같습니다.

무의미하지 않습니까. 그저 각도와 길이를 "기억"만 하면 그대로 그려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복사기가 아닌 다음에야 미묘한 차이가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같은 각도의 같은 길이의 스트로크를 그었음에도 차이가 생겨나는 그 무엇.

저는 그것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에서 

기인하는 "개성"이자, 그림체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머리로 기억될 수 있는 것.

"스트로크에서 각도 및 길이"와 같은 프로포션, 기법, 소재는 그림체의 본질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쌍둥이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그런 개성이 그림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좋은 그림체도 나쁜 그림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그림체도 어설픈 그림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림에 있어 그림체는 오로지 다른 그림체"만이 존재합니다.

 

 

 

덧붙임

 

결론이 다소 원론적으로 흐른 관계로,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해 보자면, 

"자신만의 특별한 그림체"라는 것에 집착하면 반드시, 

특이한 프로포션, 특이한 기법, 특이한 소재... 라는 목표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프로포션이나 기법, 소재라는 것은 "기억될 수 있는 것"의 범주에 들어가기에 

그것이 그림체라고 믿고 있으면 반드시 다른 특정인의 그것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뿐더러 설령 당신이 그런 특이한 무엇인가를 해낸다 한들 

실력이 있는 사람이면 얼마든지 카피 가능해서 의미가 없습니다.

더하여, 특이한 프로포션이나 특이한 기법, 특이한 소재를 

갈고닦아서 어디에 써먹을 건지 생각해 보십시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것인가요. 화보를 내고 동인 활동도 하고 만화도 연재하는...?

그런 것들은 특이한 그림체를 가짐으로써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림체보다 실력, 단적으로 말해 데생력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잡기로서의 테크닉이나 눈속임, 그리고 화려함보다 

그림의 내용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자신만의 그림체라는 것은 실력을 막론하고 "이미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blog.daum.net/ppbird/1285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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