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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게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장애인에게 악한 마음을 품어서가 아니라 

장애인에 대해 무지하고, 장애인을 알 기회가 적어서 차별한다.

그리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알고자 노력하거나 개선할 의지가 없다.

이런 사회 전반적 태도는 장애인에게 있어 

생활 모든 면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제한되는 결과를 낳는다.

 

 

 

사람들이 처음 장애인을 만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낯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할 것이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거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빤히 쳐다보거나, 예의상 시선을 회피하기도 한다.

모두 장애 당사자에게 실례되는 행동이다.

이러한 경계의 반응은 장애 당사자에게 "당신은 나와 다른 존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

가끔 호기심과 측은한 마음에 선을 넘는 질문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어쩌다가 장애인이 되었는지, 가족들이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등의 말에 서슴없다.

우리는 이웃에게 실례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들이 무례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는 상대가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사회에도 장애인 캠프, 특수 학교, 장애인 재활시설 등 

장애인을 분리해 운영하는 곳이 너무 많다.

각종 행사를 열거나 장소를 사용하는 데 있어 "장애인"이라는 말이 꼭 붙어야 할까?

꼭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해야 할까?

함께 어울릴 방법을 찾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가끔 사회는 어떻게 하면 장애인에게 방해받지 않을까를 연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래에 내가 배제당하지 않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애인은 "최대 소수의 최소 행복"을 감내해야 한다.

(중략) 우리가 정상이라고 정의 내리는 잣대는 누구의 잣대일까?

마음이 아픈 사람은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뇌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무엇 하나 명백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다.

장애의 유무를 떠나,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그 누구의 인권도 침해하지 않을 것 같다.

"그저, 누구나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불편을 감수하거나,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원치 않는다.

(중략) 사회적 약자는 배제되어도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어떻게 하면 그들과 함께할 수 있을지에서 시작하는 게 옳다.

그것이 전제된다면, 사회적 약자는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

 

 

 

남편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그는 사람들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개인으로 본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기꺼이 돕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과잉 친절을 베풀거나 측은한 마음으로 돕지 않는다.

장애인에게 무조건 베풀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의문을 품으며 그런 생각 자체가 차별이라고 말한다.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공존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개인을 고유한 특성이 있는 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다.

다양성을 풍부함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풍부해지면 사회가 정해 둔 기준이 희미해지고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편견을 덧씌워 바라볼 일도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약자 분리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장애 당사자는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약자는 약자로서의 배려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람으로서의 존중을 받기를 바란다.

 

 

 

장애인들에게도 다양한 기회와 경험이 주어지면 좋겠다.

장애인을 가려진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는 존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많은 사람에게 장애인이 노출되어 장애인도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임을 인식되기를 소망한다.

 

 

 

누구나 인간답게 사는 것을 타고난 권리라며 "천부인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천부인권은 의식에만 머물 뿐 현실에는 머물지 않는다.

(중략)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다르지 않은 존재라고 말하며, 

장애인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존재로서 대접받기를, 

사회적 분리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불편함이 누군가의 편리함이 되기를, 

장애인과 비장애인 시설이 공존하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분리하지 않고 공존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상상해본다.

낙관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런 사회라면 장애인은 

주변인이 아니라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목소리가 조금씩 반영되면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소수자가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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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병변장애인이자 20년 차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이신 "백순심"이라는 분이 쓴 에세이 책으로서 

장애인을 어렵고 무서운 존재가 아닌,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바라봐주길 바라는 바람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저자의 깊은 바람들이 담긴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발견한 후 곧바로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당히 고민했었다.

앞서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았기에 곧바로 이 책을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나중에 읽기에는 언제쯤이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예상을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책을 바라만 보다가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기운(?)이 
책을 당장 안 읽을 수 없게 만들었기에 미루지 않고 곧바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간혹 장애인을 보거나 만나게 되면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겨서 슬쩍 물러나거나 제대로 인사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다.
책을 읽은 후인 지금도 아주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앞으로 장애인을 만나게 된다면 과거와는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또는 용기를 갖고 가볍게 인사하며 먼저 악수를 청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만약 대화도 하게 된다면 그들이 불편해할 만한 질문은 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또 어떤 장소의 계단이나 도로의 턱 등을 봤을 때 그전에는 그냥 무심코 봤었는데 
앞으로는 "장애인분들이 혹시 불편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장애인을 바라봤던 나의 태도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아주 조금은 달라졌을 거라고 믿고 싶다.

책에 수록된 생활재활교사(생활지도인), 사회재활교사(사회복지사)분들이 
거주인(장애인 거주시설에 사는 장애 당사자를 지칭하는 말)들을 위해 하셨던 
여러 가지 일들을 읽어보니, 마치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거주인이 겪는 고충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들이 디자이너가 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람 또는 구조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누구나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소소한 단점이 있다면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과 오타가 간혹 있었다-라는 점이다.
2쇄 발행 때는 문장을 좀 더 다듬고 오타도 수정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비장애인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만 
특히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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