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정치란 백성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서 많은 오해가 생긴다. 정치란 국민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라는 것은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결단으로 진보를 이루어나가는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에 정면으로 부닥치면서 대타협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는 그러한 결단으로 이루어집니다.

민중의 결단과 지도자의 결단이 반복되면서 역사는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권력투쟁입니다.

사명과 당위로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중략) 정치는 조삼모사이기도 합니다.

기분 좋게 받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똑같이 주면서도 기분 좋게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말해야 합니다.

반사적 이익만으로 정치하려고 해선 안 됩니다.

대통령의 낮은 인기를 바탕으로 가만히 앉아서 덕을 본 사람도 있었고, 

너도나도 대통령을 몰아붙이면 지지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해서 

대통령 흔들기에 몰두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국민의 지지를 오래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의 정치적 자산이 필요합니다.

"경제가 나쁘다." "민생이 어렵다." 이렇게만 말하는 것은 정책이 아닙니다.

아무 대안도 말하지 않고 국민의 불만에 편승하려 하거나, 

우물우물 국민의 오해와 착각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소신도 아니고 대안도 아닙니다.

 

 

우리뿐만이 아니고, 우리 국민도 나라 살림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삶을 대하는 자기 자세의 문제이다.

역풍을 맞을까 고심을 하는데, 결국은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이다.

참모들은 내 인생을 사는 게 아니니까 좋은 정치만을 이야기한다.

한 인간의 삶의 선택에 치열하게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면 그렇게 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사람한테는 그것만큼 진지한 것이 없을 것이다.

 

 

씨 뿌리는 대통령이 따로 있고, 열매 거두는 대통령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일하는 사람도, 또 평가하는 사람도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인기는 표피적인 이야기다.

당면한 경제 상황과 민심도 중요하지만, 지도자가 그때그때의 지지도에 일희일비하면, 

일하는 사람도 그런 자세로 일하게 되고 평가하는 사람도 그런 식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는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어렵고 골치 아픈 문제들을 그냥 어물어물하며 넘어갈 수도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대통령들이 너무 막강했기 때문입니다.

TV 출연도 막고 금지곡 정하는 일까지.그래서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다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법을 존중하면 사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을 낮출 필요가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 없어졌다고 말하면서도, 모든 것은 대통령 손에 있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내가 항상 이야기하는 "사고방식의 이중구조"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라고 그렇게 아우성쳐서 제도까지 만들어놓고서는 

아직도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책임을 

대통령에게 몰아붙이는 사회 전반의 인식은 어떻든 고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한 관념을 고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라면 제왕적 권위를 갖추고 위세를 부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혁파되어야 할 낡은 사고이다. 그러한 생각이 바로 역사 변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그 잘못된 "지도자의 우상"을 파괴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권력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입니다.

이제 국정도 권한을 분점하고, 분점 된 권한의 주체들이 

서로 협력해서 성공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나가면 상생의 균형점이 나올 것입니다.

 

 

그들은 분명, 내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해나가기를 바랐던 것임이 틀림없다.

그저 인기를 지향하는 한 사람의 정치인, 그런 대통령이 아니다.

때로는 시대를 역류하더라도, 때로는 시대를 뛰어넘어서라도 

정말로 국가와 장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낙선을 거듭한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이유는 거기에 있다.

멀리 보고 일해야 한다. 숨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대통령은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은 아니다.

미래를 생각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600년 동안 정권교체의 역사가 없었다.

권력의 편에 서야만 비소로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는 역사였다.

권력에 맞선 사람 가운데에는 패가망신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자손들의 앞길까지도 막아버렸다.

적어도 무사하게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권력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시비를 가리지 말고 납작 엎드려 살아야 하는 기회주의 역사가 600년이다.

이 역사를 마감하고 양심과 신념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세상을 만들려면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강하게 비난을 하곤 하는데 

그야말로 떳떳하게 정치에 들어와서 검증을 거쳐야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정치의 이런 속성 때문에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검증을 거친 사람만이 큰소리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김대중 대통령이 말했다. "정치는 흙탕물 속에서 핀 연꽃"이라고.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걸어라!

목숨, 양심, 돈, 인생!

돈을 걸고 패를 봐야지, 패를 보고 돈을 걸겠다고 하면 안 된다.

내 인생과 운명을 걸어놓고 기회를 기다려야지, 기회가 오면 걸겠다고 하면 돈을 못 딴다.

먼저 투신한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기회가 안 오면 뜻을 접어야 한다.

기회가 오면 투신하겠다고들 하는데 그리할 사람은 쌔고 쌨다.

천지 빽가리다. 꽉 찼다는 말이다.

 

 

시민이 지도자와 같은 수준의 사고와 행동을 할 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

시민을 지도자로 훈련하는 것, 그 수준에 이르면 시민주권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왕이 누리던 것을 서민들이 누리게 되는 것, 그것이 진보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

 

 

이 책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 부속실장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윤태영 씨가 쓴 책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곁에서 보필하면서 지켜봐 왔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나 걸어왔던 정치적 삶 등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무심코 읽어본 책인데 정치인이며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다사다난했고 치열했던 정치 일대기(?)를 읽은 듯한 기분이었다.

읽고 있으면 끝까지 임기를 마치고 무사히(?) 퇴임하신 게 신기할 정도.

책을 읽으면서 참여정부 시절에 벌어졌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지금보다 좀 더 알 수 있게 되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지라 어떠한 정치적 

사건들이 있었는지 한, 두 개 정도 말고는 거의 몰랐으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고자 했던 정치와 그분의 정치철학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싫어했던 분들은 읽을 생각이 없겠지만 

굳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정치" 또는 

우리나라 "지도자"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