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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자동으로 작가로 만들어주는 책이나 수업, 마법의 공식은 없다.

게다가 캐리커처처럼 복잡한 예술 형태는 꾸준한 

곡선을 그린다고 원하는 대로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다.

캐리커처의 몇 가지 요소를 익혔다고 생각해서 

뿌듯해 한다면 다시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나는 오늘의 자리에는 만족할 수 있지만 

내일도 같은 자리에 만족하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산다.

투지와 바람, 약간의 불안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목표를 높게 잡아라.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믿으면 안 된다.

그렇게 믿는 순간 그렇게 된다.

항상 모든 일에 조금만 더 높은 곳에 목표를 두고 실패에 직면하길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는 배움이 진정으로 시작되는 곳이다.

 

 

캐리커처는 재현하는 묘사와 유머가 모두 섞여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도 핵심은 모델을 묘사하는 것이므로 더 닮게 그리기 위해 

정확성을 재량껏 조절할 수 있는 초상 화가의 그림과 다르지 않다.

초상 화가도 원하는 결과를 위해 그림의 요소들을 

과장하거나 압축하거나 이동하거나 그 밖의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한다.

 

 

잘 구상되고 제대로 그린 초상화는 겉으로 보이는 모델의 이목구비 이상을 전달한다.

마찬가지로 캐리커처도(특히 정치풍자만화의 경우에) 

모델의 특징을 과장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편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작가와 출판물의 의견을 반영한다.

 

 

좋은 캐리커처는 그저 모델을 똑같이 그리거나 과장하는 것 이상이다.

좋은 캐리커처는 모델의 성격과 태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본질을 포착한다.

 

 

좋은 캐리커처는 작가가 모델을 얼마나 과장했든 

상관없이 그 사람을 즉시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모델을 알아볼 수 없는 캐리커처는 실패작이다.

여기서 캐리커처가 모델과 "닮아야"한다고, 즉, 이목구비만으로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음을 주목하자.

캐리커처에서 모델을 알아보는 방식은 이목구비가 닮아서가 아니다.

양식화된 캐리커처일수록 얼굴의 이목구비를 정확하게 

재현하기보다는 뚜렷한 특징을 추상적으로 묘사한다.

(중략) 닮음은 캐리커처의 무게를 지지하는 기반이다.

이목구비만으로 모델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린다면 

그 밖의 다른 특징적은 요소들은 식별 가능성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시멘트 역할을 할 것이다.

 

 

캐리커처에서 모델을 과장하는 정도는 일정하지 않다.

캐리커처 안에는 과장이 약하고 초상화에 가까운 것부터 얼굴이 녹아내리고 

극단적으로 과장한 것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과장의 정도는 식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달려 있다.

과장을 하다 보면 모델을 알아볼 수 없어서 캐리커처가 실패하는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과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모든 캐리커처 작가의 목표이다.

 

 

왜곡은 이유나 목적 없이 하는 과장이다.

캐리커처는 이유와 목적이 있는 과장이다.

(중략) 이유 없이 아무렇게나 과장하는 캐리커처가 가장 좋지 않다.

그런 것은 그 사람을 유일무이하게 하는 특징을 관찰하고 확대하여 그린 

"볼륨을 높인 초상화"라는 캐리커처의 목적에 어긋난다.

닮음을 유지하면서 정확한 관찰과 결정을 기반으로 한 과장은 볼륨을 높인 멋진 음악과 같다.

왜곡은 소리만 큰 소음들뿐이다.

 

 

캐리커처는 종이 위에 선을 자신 있게 잘 그리는 것보다 

앞에 있는 인물의 유일무이한 특성을 보고 그것을 해석하는 법이 더욱 중요하다.

캐리커처를 제대로 그리려면 보는 능력과 본 것을 유머러스하게 과장하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이 보고 많이 그려야 한다.

 

 

캐리커처로 그릴 수 없는 얼굴은 없다.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옛말은 캐리커처에서도 통한다.

보는 능력은 하룻밤 사이에 생겨나지 않는다.

캐리커처 작가로서 눈이 발달할수록 "저 사람을 빨리 그리고 싶어 못 참겠다."고 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당황스럽거나 생각나지 않는 경우는 적어진다.

평범한 사람을 보고도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적어도 캐리커처로 그릴 만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캐리커처는 이목구비 중 하나를 선택해 크게 그리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이목구비와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관련되는지 중요하다.

 

 

"걷는 법부터 배워야 뛸 수 있다."는 말은 캐리커처 그리기에도 적용된다.

실제로 성공적인 캐리커처는 현실에 기반을 두며 

최고의 캐리커처 작가는 해부학과 사실적인 그림에 대한 지식이 있다.

캐리커처를 배울 때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일반적인 얼굴 그리기 내용이다.

얼굴의 기본 구조와 해부학을 이해하고 눈, 코, 입과 서로의 작용에 대해 배워서 

결과적으로 사람의 얼굴에서 기대되는 바를 알아야 한다.

 

 

정확한 참고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뭔가를 그럴듯하게 그리려면 

그것을 그리기 위한 본능적인 감각을 개발해야 한다.

이 말은 그것을 반복해서 그려봐야 한다는 뜻이다.

 

 

즉석 캐리커처(테마파크, 박람회, 동물원 등 야외에서 고객을 상대로 그리는 캐리커처)는 

만족하게 해야 할 모델을 앞에 두고 그림을 그리는 힘든 일이며 

작가는 칭찬과 비난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다.

즉석 캐리커처를 대충 그리기는 쉽지만 완벽하게 그리기는 어렵다.

좋은 않은 즉석 캐리커처 작가는 모델을 닮게 그리지 않고 똑같은 기본 얼굴형에 

모델의 고유한 특징을 조금 섞은 뒤 몸을 웃기게 그리거나 

강한 스타일을 사용해 고객을 만족하게 하려 한다. (혹은 고객의 주의를 돌리려 한다.)

반면 좋은 즉석 캐리커처 작가는 모델을 닮게 그릴뿐만 아니라 

솜씨 있게 과장하며 구경꾼들이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는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훌륭한 캐리커처를 그려낸다.

 

 

즉석 캐리커처는 평화롭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그릴 수 없다.

작가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는 유리 어항 같은 환경에서 캐리커처를 그린다.

어떤 사람은 환호하고 어떤 사람은 야유한다.

즉석 캐리커처 그리기는 수줍거나 심약한 작가에게 적합하지 않은 일이다.

최고의 즉석 캐리커처는 매혹적인 공연 예술이 될 수 있으며 

성공적인 작가는 그림만큼이나 농담과 쇼맨십에도 능하다.

 

 

즉석 캐리커처는 안전망 없이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그려야 한다.

이는 신인 작가를 두렵게 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런 즉각적이고 

긴급한 결정과 실행이 즉석 캐리커처를 귀중한 경험으로 만든다.

즉석 캐리커처 작가는 두려움이 없어야 하고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얼굴을 캐리커처 하는 본능적인 감각을 훈련하는 데 

수천 장의 즉석 캐리커처를 그리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재능 있는 작가 중에는 "즉석 캐리커처"를 그려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캐리커처 일러스트"는 잘 그리지 못하는 작가도 있다.

몇몇 즉석 캐리커처 작가는 닮음을 과장하여 포착하는 데 뛰어나 얼굴을 그리는 

기술은 정말 훌륭하지만, 자동차나 건물, 토스터를 그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당황한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얼굴 위주로만 그리는 일) 나머지 세상을 보지 않으면 일러스트 작가가 되거나 

캐리커처를 활용할 다른 기회를 잡는 데 필요한 기술을 향상하지 못할 수 있다.

 

 

캐리커처 작가가 출판 일러스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머리 너머로 지평을 넓히고 세상을 캐리커처 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얼굴을 과장하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만큼 

자동차, 건물, 토스터 등을 그리는 능력을 향상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한다.

 

 

어떤 스타일은 시대를 초월하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

일러스트 작가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는 것은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이 시대를 초월하거나 

넓은 클라이언트 층에 호소해서 일을 계속할 수 있지 않은 한, 

다양한 일을 하지 못하거나 할 생각이 없다면 일러스트 작가로서 장기적으로 생계를 꾸리기 힘들다.

 

 

많은 일러스트 작가들이 서로 다른 클라이언트와 일하기 위해 또 다른 스타일을 개발한다.

일러스트 작가로서 일관되고 정체성 있는 스타일이 있으면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고 작가를 찾아올 수도 있지만, 

다른 잠재적인 클라이언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른 기법을 시도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의도로 스타일을 개발하기란 몇 가지 이유에서 어렵다.

우선 특정 시기에 어떤 스타일이 넓은 시장에 호소할지 확신할 수 없으며, 

특정 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오래갈지도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가장 어려운 측면은 일러스트 작가가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이 일러스트 작가를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되는 유일한 길은 도구를 집어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 현명한 작가가 내게 말하길 좋은 그림으로 

향하는 길에는 수천 장의 나쁜 그림이 깔렸다고 했다.

그 길은 멀지만 가는 길이 즐거울 수도 있다.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연필을 들고 그리기 시작하라!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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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캐리커처 그리기를 기초부터 배우고 싶거나 잘 그리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미국의 톰 리치먼드라는 캐리커처 작가가 쓴 작법서 책이다.

작년 11월 이후로 오랫동안 독서를 안 했는데 이 책이 올해(2017년) 처음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캐리커처를 잘 그리기 위한 기본적인 이론에서부터 

해부학, 기법, 요령, 작가의 노하우 등 여러 내용을 소개하는 책인데 

어떤 사람이나 기관 등을 통해 캐리커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보니 

그동안 캐리커처를 심심찮게 그렸음에도 관련 이론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알 수 있게 되어서 상당히 유익하게 읽은 책이다.

책 내용 대부분이 흥미로웠고 유익했지만 즉석 캐리커처

(테마파크, 박람회, 동물원 등 야외에서 고객을 상대로 그리는 캐리커처) 관련 부분은 

즉석 캐리커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상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이었다.

 

책이 미국 시장을 배경으로 이야기하기에 미국 관련 인물 등에 대한 

상식이 없다면 책을 읽는 데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캐리커처를 기초부터 배워보고 싶거나 캐리커처 실력을 향상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은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의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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