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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 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까?

그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다 해야 합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로운 민주주의, 정의로운 경제, 

남북 간 화해 협력을 이룩하는 모든 조건은 우리의 마음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해서 표현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선거 때는 나쁜 정당 말고 좋은 정당에 투표해야 하고, 여론조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4,700만 국민이 모두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비판하고 격려한다면 어떻게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일어나고, 

소수 사람만 영화를 누리고, 다수 사람이 힘든 이런 사회가 되겠습니까?"

 

[2009년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김대중 기념사]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 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의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2007년 제8회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야구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칠 수 없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욕심을 안 부렸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글에 관한 한 욕심이 대단했다.

두 분 모두 "이 정도면 됐다." 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지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두 대통령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그중 하나가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독서를 하고 산책을 하며 늘 생각, 생각, 생각했다. 멀리 보고 깊이 생각했다.

그게 맞는지, 맞는다면 왜 그런지 따져보고, 통념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 했다.

한쪽만이 아니라 다른 관점, 여러 입장을 함께 보고자 했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컸다. 그런 결과일까.

어떤 주제, 어느 대상에 대해서도 늘 할 말이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와 주장이 있었다.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두 대통령의 글쓰기 힘 역시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정보는 널려 있다. 따라서 글감은 많다.

구슬을 꿰는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글은 독자와의 대화다. 청중은 내 말을 듣는 참여자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과 상대가 듣고 싶은 

내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내용만 얘기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듣고 싶은 얘기만 하는 것 역시 실속이 없다.

자칫하면 아부나 영합이 될 수도 있다. 교감이 필요한 것이다.

 

 

독자를 의식하는 글쓰기란 무엇인가?

 

첫째,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끌어모을지.

 

둘째,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붙잡아둘지.

 

셋째, 자신이 말해야 할 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분명히 밝힐지.

 

넷째, 독자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해서 그들을 웃고 울거나 생각하게 할지를 헤아려야 한다.

 

 

누구나 글을 쓸 때는 그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얘기를 기대하는지를 의식해야 한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죽을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열정과 고민의 산물이며, 뭔가를 개선하고 바꿔보려는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 절박해야 한다.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미치면 미치는 법이다.

많이 써보지 않아도 죽을힘을 다해 머리를 짜내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목숨 걸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글 쓰는 데 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느냐고? 그래서 못 쓰는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따라서 독서 없이 글을 잘 쓸 수 없으며, 글을 잘 쓰는 사람 치고 책을 멀리하는 사람은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라고 했다.

 

 

글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그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는 싸움이다.

이 싸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글이 써지기도 한다.

자료와 생각의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다.

 

 

말과 글의 성패는 첫마디, 첫 문장에서 판가름난다.

거꾸로 얘기하면 출발에서 실패하면 독자와 청중은 떠난다.

그런 점에서 글의 시작은 유혹이어야 한다. 치명적인 유혹이면 더욱 좋다.

 

 

글을 단박에 쓰는 건 쉽지 않다. 쉬면서, 놀면서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눠서 쓰면 그때마다 새로운 생각이 보태져 내용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

하지만 흐름은 줄곧 같아야 한다. 단숨에 쓴 것처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글을 쓰기 전에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그것이 떠오르지 않으면 아직 글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글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몫이다.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알아듣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나와 남을 연결하는 일이다.

그 글을 봐주는 사람이 이해 못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하고 제대로 이해시킬 책임은 쓰는 사람에게 있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글이나 말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 입에 떠 넣어줘야 한다.

손에 잡히도록 쥐여주어야 한다.

 

 

글은 쉽게 써야 한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갑이다.

설득당할 것인가, 감동할 것인가의 결정권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에게 있으니까.

그렇다면 쉬운 글은 쓰기 쉬운가?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

 

 

진실한 모든 말과 글은 훌륭하다.

말과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말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요조건은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말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말이 되는 글이 괜찮은 글이기 때문이다.

 

 

글 잘 쓰기는 잘 듣기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스로 중심만 잡을 수 있으면 많이 들을수록 좋다.

잘 들어야 말을 잘할 수 있고, 말을 잘해야 잘 쓸 수 있다.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로 쓰면 되고, 

이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성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

 

 

민주주의는 말이고 글이다.

말과 글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민주주의 시대 리더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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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합쳐 8년 동안 청와대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했던 

강원국 님이 쓰신 글쓰기 비법을 담은 에세이 책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여러 글쓰기 비법들을 소개하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인데 

대통령 연설문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소재를 통해 글쓰기 비법을 소개하는지라 처음에는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예상보다는 쉽고 유익하게 읽은 책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보다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는.;;;

 

전반적으로 다 유익하게 읽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말"도 그만큼 중요하다.-라는 것과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글쓰기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라는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들이었다.

또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걸려서 고생하셨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두 대통령과 일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연설문 위주로 이야기함으로 

두 분 외에 다른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해외 대통령의 연설문은 거의 소개하지 않는다는 점.

또 책이 연설문을 소재로 삼았다고 해서 연설문 작성법을 "기술적"으로 

꼼꼼히 가르쳐 주는 식의 책도 아니라는 점을 책을 읽기 전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싫어하거나 

증오하시는 분들은 책을 읽을 엄두가 안 들 수 있다.

 

두 전직 대통령과 본인의 정치적 성향이 안 맞더라도 

"글을 잘 쓰고 싶다."라는 순수한 목적이 있으시다면 

본인의 정치적 성향은 잠시 접어두시고 책을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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