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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경영학, 인문학, 심리학,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 원하지만 잘 표현하지 못한 것을 해결할 솔루션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끊임없이 세상을 씹어 되새김질해야 가능한 일이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표현해주는 

하나의 콘셉트와 이미지를 건져내려면 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아이의 호기심으로, 노인의 통찰로, 

엄마의 염려하는 마음으로 사물을, 인간을,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좋은 브랜드 디자인은 시장을 주도할 요소를 갖추고, 

브랜드가 견지해온 가치와 기준을 지키며, 여러 현실적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넘어선 결과물이다.

좋은 디자인은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이 작업해야 하는 브랜드를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꼼꼼히 분석하고 부족한 것을 정확하게 찾아내란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브랜드 디자인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를 제대로 찾아내 표현하는 순간, 

발명 못지않게 놀라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브랜드 디자인을 잘하면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대기업이 강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처럼 놀라운 현상을 일으키고 싶다면 브랜드 디자이너는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내는 "발견자"가 되어야 한다.

본질을 가리고 있는 외피를 벗겨 브랜드의 알맹이를 찾아내고 

거기에 소비자의 "니즈 needs"와 "원츠 wants"를 조화롭게 

버무려 시각화하는 것, 그것이 브랜드 디자인이다.

 

 

브랜딩을 할 때는 브랜드의 본질과 사람을 중심에 놓아야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

디자이너 개인의 시각이나 취향은 뒤로하고, 실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그 필요를 정중앙에 두고, 그것을 편리할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디자이너가 할 일이다.

 

 

좋은 디자인은 좋은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고, 좋은 콘셉트는 명확한 "아이덴티티"에서 나온다.

브랜드 디자인의 처음과 끝은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아이덴티티를 시대와 공명할 수 있게 개념화하는 것이 

"콘셉트"이며 이를 표현하는 것이 "스타일"이다.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량은 이 일련의 과정을 얼마나 잘 꿰어내는가에 판가름이 난다.

디자이너는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애정, 클라이언트와의 밀착된 소통, 

기나긴 과정을 견디는 인내심과 체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는 고객의 전화에 응대하는 직원의 말투,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니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기 전 그 기업에 관한 것이라면 

아주 사소한 자료라도 최대한 수집하고 활용해야 한다.

 

 

수수하건, 화려하건, 눈에 띄건, 감추면서 호기심을 자아내건, 

디자인은 내용과 표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폭발력이 생긴다.

 

 

디자이너들은 대체로 "평범한 것"을 디자인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기 디자인을 "특별할 것 없다."고 할까 봐 두려워한다.

물론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평범함"을 일상적으로 느낀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은 그러한 평범함 속에 녹아들기보다 

"자기주장"이나 "자극"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평범함"은 "자극을 주지 않는" 또는 "지루한" 디자인을 의미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디자인" 하면 "색다르고 특별한" 어떤 것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디자이너, 클라이언트, 사용자 모두 디자인이란 단어 앞에 서면 

"새롭고 다른"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애초에 디자인의 목적은 사람의 욕구와 필요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실생활에서 영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사용자를 배려하며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평범한 디자인"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필요한 것을 제대로 발견하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을 놓지 말아야 한다.

저 사물은 "왜" 태어났나, 저 사물은 지금 "왜" 저런 모습을 하고 있나?, 

다른 방식은 "왜" 시도하지 않았을까? 등 "왜"라는 문제의식을 견지할 때, 

더 좋은 발견, 더 좋은 디자인을 위한 길이 열린다.

화려하거나, 세련되거나, 독특하거나, 기발한 것보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 오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디자인은 무엇보다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의 욕구를 심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다.

기업과 브랜드 역시 궁극적으로 사람, 즉 소비자를 위해 존재한다.

디자인의 중심에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디자이너는 먹고 자고 입고 즐기는 모든 순간 호기심의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왜"라고 질문하며,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파고들어야 한다.

 

 

마음을 사로잡는 물건과 공간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정성과 감성이 진하게 녹아 있게 마련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공을 들일수록 표시가 난다.

디자이너에게 "혼신"을 다하는 자세, 미쳐야 다다를 수 있는 경지, "장인 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디자이너는(최선의 방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그에 관해 동의를 얻은 다음) 지시하는 사람이고, 

그 일에는 언제나 여러 타인이 관여하며, 디자이너는 

그들의(흔히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주어야 한다.

그중 일부와는 (법적)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에 따라 여러 구체적인 책임이 생긴다.

의뢰인과 도급업자에 대한 책임, 최종 산물을 사용할 일반인에 대한 책임, 

규모가 큰(팀 작업과 빈번한 공동 의사 결정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다수의 전문가 또는 협력자들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된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와 제작자 모두와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하고, 

인간에 대한 통찰과 이해도 밝아야 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것에도 통달해야 한다.

최소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발견은 정확한 과정을 거쳐 정확한 순간에 와주지 않는다.

우연히 오지만, 그것은 또 온전히 우연인 것만도 아니다.

그걸 알기에 짜릿한 발견의 순간을 위해 나는 늘 습관처럼 뭔가 읽고, 찾고, 보고, 들으며 헤맨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늘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가 하는 점이다.

열심히 쌓아온 경험과 자료들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힘차게 가동되고, 스토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콘셉트로 재발견되고, 

이유 있는 디자인으로 완성된다는 믿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발견은 멀리 있지 않다.

오늘을 특별한 하루로 대접하고 소중한 눈으로 바라보면 

한 가지쯤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디자이너에겐 필요한 것이 많다. 아이디어는 곳곳에 존재한다.

그것을 올바른 때에 잡아채 적시타를 치려면 사방에 촉이 닿아 있어야 한다.

배워두는 것, 알아두는 것만큼 발견에 좋은 해법은 없다.

디자이너로서 오래오래 달리기 위한 기초 체력을 만들고 싶다면 

늘 공부하는 자세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디자인은 누적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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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증류 소주 "화요" 브랜드 리뉴얼, 삼성물산 건설 부분 아이덴티티 시스템, 

조니 워커 블루 패키지 디자인, 삼성화재 서비스 아이덴티티 디자인 등 

다수의 브랜드 디자인과 2013년 "화요" 브랜드 디자인으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를 

수상한 브랜드 디자이너 엄주원이라는 분이 쓴 책이다.

 

저자가 직접 진행한 여러 브랜드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과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지식, 정보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을 하는 과정들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고 

브랜드 디자인을 잘 모르더라도 "디자이너"라면 알아두어야 할 좋은 말들이 있기에 

"디자이너"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운 부분이라면 책 중간중간에 저자가 브랜드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기록한 아이디어 스케치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게 책을 읽다가 불쑥 소개되는 때가 있다.

그것으로 인해 독서의 흐름을 방해받은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서 각 파트의 마지막 부분에 아이디어 스케치들을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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