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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죽어라고 열심히 노력하기가 귀찮다면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차라리 제법 괜찮은 수준에서 만족하면서 그나마 그것도 다행으로 여기도록 하라.
뮤즈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가 여러분의 집필실에 너울너울 날아들어 
여러분의 타자기나 컴퓨터에 창작을 도와주는 마법의 가루를 뿌려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러므로 오히려 여러분이 뮤즈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내려간 김에 그의 거처를 잘 마련해줘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낑낑거리는 힘겨운 노동은 모두 여러분의 몫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나 같으면 천년을 살아도 이렇게 좋은 작품은 못 쓸 거야."
그러나 이런 감정들은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더 높은 목표를 갖게 만드는 채찍질이 될 수도 있다.
빼어난 스토리와 문장력에 매료되는 것은

-아니, 완전히 압도당하는 것은-모든 작가의 성장 과정에 필수적이다.
한 번쯤 남의 글을 읽고 매료되지 못한 작가는 자기 글로 남들을 매료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환경에 의하여, 또는 자기 의지에 의하여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작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질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굳이 믿는다고 떠들지 않아도 좋다. 대개는 그냥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러 문체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만의 문체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작품을 가다듬어야 (그리고 갱신해야) 한다.
책을 별로 안 읽는 (더러는 전혀 안 읽는) 사람들이 글을 쓰겠다면서 
남들이 자기 글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중략)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없는 사람이다. 결론은 그렇게 간단하다.



이 세상에 "아이디어 창고"나 "소설의 보고"나 "베스트셀러가 묻힌 보물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의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허공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소설가를 찾아오는 듯하다.
전에는 아무 상관도 없는 두 가지 일이 합쳐지면서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창의적인 활동과 정신을 좀먹는 물질(마약, 술 등)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우리 시대가 낳은 터무니없는 통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중략) 술이나 마약을 남용하는 사람은 그가 작가든 아니든 간에 다만 물질 남용자일 뿐이다.
쉽게 말해서 흔해빠진 주정뱅이와 아편쟁이라는 것이다.
마약이나 알코올이 예민한 성격을 둔화시키는 데 

필요하다는 주장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중략) 물론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의 위험성이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시궁창에서 구역질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아 보인다.



글쓰기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여러분은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고 흥분이나 희망을 느낄 수도 있다.
심지어는 절망감을 가질 수도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결코 완벽하게 종이에 옮겨적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여러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눈을 가늘게 뜨면서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때려눕힐 태세로 글쓰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어서 글쓰기를 시작할 수도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어서 시작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경박한 자세는 곤란하다.
다시 말하겠다. "경박한 마음으로 백지를 대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은 언제나 독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책을 읽어주는 독자가 없다면 여러분은 그저 혼자 꽥꽥거리는 목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것도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다.



즐거움이 없다면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자기가 더 많은 재능을 지니고 있고 재미도 있는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편이 낫다.
(중략) 자신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눈이 빠질 정도로 몰두하게 마련이다.



여러분에게는 우선 방이 필요하고 문이 필요하고 그 문을 닫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구체적인 목표도 필요하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을 오래 실천하면 할수록 글 쓰는 일이 점점 쉬워진다. 뮤즈를 기다리지 마라.
(중략)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날마다 아홉 시부터 정오까지, 
또는 일곱 시부터 세 시까지 반드시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뮤즈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면 뮤즈는 조만간 우리 앞에 나타나 

시가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마술을 펼치기 시작할 것이다.



창작 교실이나 문학 강의에서는 흔히 귀찮을 정도로 

주제에 매달리는데 사실 주제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소설 한 편을 쓰려면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한 단어씩 차근차근 써 내려가야 한다.
그렇다면 작품을 끝낸 뒤에는 차분하게 기대고 앉아 왜 그런 수고를 감수했는지

-어째서 그 많은 시간을 바쳤는지, 어째서 그 일이 그토록 중요했는지-

자문해보는 것이 자신과 작품에 대한 예의다.
다시 말해서 작품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거다.



창작 교실이나 세미나는 여러분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 책도 그렇고, 글쓰기에 관한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중략) 글쓰기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귀중한 교훈들은 스스로 찾아 익혀야 한다.



자기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소재를 회피하고 친구나 친척이나 문단 동료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재를 택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잘못이다.
그리고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일부러 특정 장르나 

소설 유형을 선택하는 것도 역시 심각한 잘못이다.
우선 도의에 맞지 않는다. 소설의 소임은 거짓의 거미줄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지, 
돈벌이를 위해 지적인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친애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그런 방법은 통하지도 않는다.



글쓰기에서 정직은 문체의 수많은 결점을 상쇄시켜주는 미덕이다.
반면에 거짓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큰 결점이다.
거짓말쟁이가 잘 산다는 말은 어김없는 진실이지만 그것은 대체로 그렇다는 말일 뿐, 
막상 창작이라는 정글 속으로 들어서면 한 번에 한 단어씩 쓸 수밖에 없다.
글을 쓰면서 자기가 알고 느끼는 것들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결국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알아야 한다.
그것도 독자들이 금방 알아듣고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묘사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수많은 거절 쪽지를 받게 될 것이다.
(중략) 묘사가 빈약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고 근시안이 된다.
묘사가 지나치면 온갖 자질구레한 설명과 이미지 속에 파묻히고 만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어떤 것을 묘사하고 

어떤 것은 그냥 내버려 둬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분의 주된 소임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적이고 공감을 주는 대화문을 쓰려면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중략) 여러분은 꾸며낸 이야기를 수단으로 삼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의 진실을 표현하겠다고 이미 독자들에게 약속한 셈이니까.
(중략) 물론 진실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분이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솔직하지도 않으면서 작가가 되겠다고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중략) 자신의 작품이 진실하게 들리기를 바란다면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입을 다물고 남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일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주제에서 출발하여 스토리로 나아가는 일은 좀처럼 없다.
(중략)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를 옮겨적은 뒤에는 그 스토리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수정 작업을 하면서 여러분 자신의 결론을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각각의 이야기를 여러분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비전을 
작품 속에서 (그리고 결국 여러분의 독자들에게서) 빼앗는 일이다.



"당신은 돈 때문에 일합니까?" 대답은 "아니오"다.
지금도 그렇고 전에도 그랬다. 물론 소설을 써서 꽤 많은 돈을 모은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종이에 옮겨놓은 낱말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중략) 내가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글을 써서 주택 융자금도 갚고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그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나는 쾌감 때문에 썼다. 글쓰기의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썼다.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



글쓰기의 목적은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데이트 상대를 구하거나 
잠자리 파트너를 만나거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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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샤이닝, 쇼생크 탈출, 미저리, 그린 마일, 스탠 바이 미 등등 수백 편의 소설을 발표하였고 
원작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로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집필한 책으로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글쓰기 방법과 창작론(創作論)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원제는 On Writing: A Memoir of the Craft로 국내에서는 2002년도 처음 출판된 후 
2017년에 리뉴얼되어 재출판되었으며 책의 3분의 1가량은 스티븐 킹 개인의 자서전 성격을 담은 이야기
(본인은 이것을 자서전이 아닌 이력서라고 말한다.)를 담고 있고 나머지는 글쓰기와 창작론, 
인생론(끔찍했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재기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등을 담고 있다.

작법보다는 스토리 공부를 위해 읽게 된 책으로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모르시는 분이 거의 없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스티븐 킹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이분이 쓰신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샤이닝, 쇼생크 탈출)만 봤을 뿐 책을 읽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도 스토리텔링 관련 검색을 하다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책으로 
"글쓰기의 고전"이라고 소개되어있길래 읽어본 것이라는.;;;

처음에는 평범한 작법서겠지-라고 예상했고 책 초반부터 글쓰기나 

스토리텔링 관련 내용이 아닌 스티븐 킹의 이력서(자서전) 내용이 실려있길래 

책을 잘못 고른 게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나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얼마나 재미있고 유익했냐면 보통 책을 읽으면 짧으면 1주일, 

길면 2주에서 한 달 이상 걸렸는데 이 책은 단 4일 만에 완독했을 정도였다.
(책 초반에 실린 스티븐 킹의 이력서(자서전) 내용도 

이게 자서전인지 소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다만 작가가 미국 태생이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보니 미국 문학계와 예술계, 

그리고 관련한 역사 지식이 없다면 읽기가 약간 불편한 편이다.
그리고 책 마지막 부분에 스티븐 킹이 추천하는 도서 목록이 있는데 도서 목록은 번역이 되어있지 않았다.;;

 

글쓰기를 배우고 싶거나 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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