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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는 글과 그림의 중간 "지점"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글에서 출발해서 그림으로 도착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림은 콘티가 오길 기다리고 글이 콘티를 만들죠.
그래서 글이 중요합니다. 글이 없으면 콘티가 시작되지 않으니까요.



대화하거나 글을 쓰다 보면 곁가지가 끝없이 뻗어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모든 방송엔 진행자가 존재하죠.
그러고도 모자라 편집을 거쳐서 많은 내용을 솎아냅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분야가 그렇습니다.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과정이 꼭 필요하죠. 만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페이지 제한을 의식하면서 쓸데없는 컷을 침투시키지 않게 막아야 합니다.
같은 내용을 꼭 필요한 최소한의 컷으로 구성해야 하며 선별된 컷들은 

의도에 맞게 크기나 비율을 정한 다음 시선의 흐름에 맞게 배치합니다.
매우 정교한 작업이지요.



컷 분할의 제일 중요한 역할은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중략) "작가가 의도한 장면을 독자가 온전히 인지할 수 있는가."
이것이 컷 분할의 기준이 됩니다.



콘티를 수정하기 위해선 컷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분석의 기준은 "재미" 같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철저히 "정보"입니다.
상황 전달에 필요한 정보가 빠지진 않았는지 혹은 너무 많은지(중복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콘티를 익히는 건 전혀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알파벳이나 필수 단어, 그리고 기초회화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을 뿐 
콘티를 이루는 모든 부분을 설명하진 못합니다. 또, 그래서도 안되지요.
그 설명들은 매우 주관적인 "캐러멜 작가의 취향대로 콘티를 짜는 방법"이 될 테니까요.
콘티의 방향은 무궁무진하고 어디로 향하고 어디까지 도달할지는 전부 여러분의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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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스문방구매니저, 다이어터 등 여러 웹툰 작품을 제작했던 
캐러멜(필명) 작가가 쓴 작법서로서 만화 콘티 제작에 관련한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웹툰 공부를 위해 읽게 된 책으로서 흑백출판만화와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형태의 작법서는 아주 오랜 옛날 박무직 작가의 "무일푼 만화 교실" 시리즈 이후 
처음이었던지라 옛 추억도 생각났고 읽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기에 

상당히 유익했고 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만화 콘티에 관련한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기에 책을 통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만 책에 실린 작화의 전반적인 퀄리티는 무일푼 만화 교실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편이며 
출판만화를 기준으로 콘티 제작과 연출 등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스크롤 형태인 웹툰에 필요한 
컷 배치, 연출 등 관련한 내용은 다른 책을 찾아서 읽거나 따로 공부해야 한다.

콘티 공부가 필요한 만화가 또는 웹툰 작가 지망생이라면 책을 꼭 읽어보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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