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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飽腹絶盜"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흔히 쓰는 포복抱腹과 달리 "가득 찰 포飽, 배 복腹"으로, 배를 가득 차게 만들고, 
절도絶盜는 도둑을 근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민생을 챙기고 세금 도둑, 양심 도둑을 근절하겠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한 노력은 숭고한 목표일지 몰라도 
"필요 이상의 돈을 모으려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것은 다소 저급하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돈과 인생의 가치가 충돌했을 때 다른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배웠어요.
돈이 인생의 최고라고 배우지 않았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인지 당장 알 수 없을 때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라.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45년 전 제가 국민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지금 이 콘서트 자리에 와 계시거든요.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옳다고 믿는다면 행하라." 이렇게 교과서에서 배웠어요.
"옳은 건 옳은 것이고 불리할 때는 뒤로 빠져라."라고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누군가가 "살아오면서 너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승이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영등포 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만난 동료들이 나의 가장 큰 스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용접을 배우러 청소년 직업학교에 다녔거든요.
어찌 보면 그 사람들은 나보다 나이도 많지 않고 학식도 높지 않아요.
흔히 생각하는 기준으로 보면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죠.
저는 좋은 선배한테도, 정말 훌륭한 교수님들한테도 배웠지만, 
직업학교 동료들에게서 배운 점들이 그에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배움이라는 것은 꼭 지식이나 권위, 지혜에 국한되지 않으니까요.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웃고 우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니 누구보다도 훌륭한 스승님이죠.



타임머신이 있다면, 안 탈 거예요.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는 대목들도 있지만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놔두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타고 싶은 유혹이 있을지라도 유혹을 끊고, 
오히려 앞일을 생각하고 노력하며 사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나중에 타임머신 잘 안 팔리겠네요.



초심이 흔들린 적은, 놀랍게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까지 올 수 없죠.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달리 말하면 초심에서 벗어난 상태라는 얘기예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이 얘기 하나는 꼭 해주고 싶습니다.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도록 하라."
여러 차원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겠지만 
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많은 난관이 있어도 쉽게 극복할 수 있어요.
겨울에 추운 데서 얼음 뚫고 낚시하는 사람 보세요.
싫어하는 사람한테 돈 줄 테니까 하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해요.
좋아하니까 하는 거지. 추운 데서 벌벌 떨고 있어도 좋아서 하는 사람에게는 그게 낙이죠.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악조건도 악조건이 아닌 게 되는 겁니다.



시인 안도현이 우리에게 물었다.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오늘 나는 나에게 묻는다.
"너를 거부한 사람들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 너는 그들에게 한 번이라도 희망이 된 적이 있느냐."



"수십 년간 땀 흘려서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한 점을 감안하여 감형한다."거나 
"산업재해와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땀 흘려 일하면서 
이 나라 산업을 이만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가 있는 노동자이므로 감형을 한다.", 
이런 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전직 부장검사가 전화 두 통으로 서민이 평생 벌어도 못 벌 돈을 벌어들이는 
전관예우의 법정에서 과연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합니까? 만 명만 평등할 뿐입니다.
여기에 정의가 어디 있습니까? 오늘날 대한민국 정의의 여신상은 
한 손엔 전화기 다른 한 손엔 돈다발을 들고 있을 뿐입니다.



협치란 협량한 정치가 아닙니다. 협박 정치는 더더욱 아닙니다.
상대가 망해야 내가 사는 것은 전쟁이지 정치가 아닙니다.
정치의 눈에 국민이 가득하지 않으면 국민의 눈에 피눈물이 가득해집니다.



우리나라 아동들이 전 세계에서 잠을 가장 적게 잔다고 합니다.
수면 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죠. 그다음에 학습 시간, 공부 시간이 가장 많은 청소년기, 
그다음에 청소년기를 지나서는 연간 평균 노동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 그다음에는 노년층이 되죠.
노인 자살이 가장 많은 나라. 이렇게 끔찍한 기록의 연속이죠.
그렇게 고생했으면 그다음엔 좀 편해야 하는데, 고난의 행군입니다, 평생.

거의 불교에서 얘기하는 고해의 수준. 한반도가 고행의 땅이죠.



(부동산으로 돈 버는 것은) 우리나라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요. 한국 땅 다 팔면 미국 땅 반을 삽니다.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만나서 요즘 시세가 이렇습니다, 
그래서 한국 땅 다 줄 테니 미국 땅 반 주세요, 이렇게 교환이 안 됩니다.
결국 한국 부동산 가격이 높아져서 손해 보는 건 한국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아침에 자기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눈을 뜨는 국민이 전체 국민의 절반입니다.
지금 대학 졸업한 청년 10명 중 3명은 내일 아침 출근할 직장이 없습니다.
내일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출근하는, 
자가용 몰고 출근하는 분 중 절반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직장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아침이 기다려지지 않는 대한민국, 이게 오늘의 모습입니다.



복지를 얘기하면서 노동을 얘기하지 않는 것은 병 주고 약 주는 것과 똑같습니다.
"일자리를 마구잡이로 없애거나 나쁜 일자리만 만들거나 
월급 많이 못 받는 비정규직을 늘려놓고 생활 복지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의사가 병을 퍼뜨리면서 다른 한편으로 "약은 무제한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나중에 여유가 생기고, 일을 열심히 하셔가지고 
뭔가 큰 성과를 이루시고 은퇴를 하셨을 때, 그때는 어떻게 지내고 싶으세요?"
저는 정치가 아닌 영역에서 좀 이렇게 자그마하게나마 봉사하는,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무의탁 노인들 목욕시켜주는 일도 있고, 일은 많거든요.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일을 힘닿는 데까지 하는 것이 소망이죠.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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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故 노회찬 의원이 살아생전 남겼던 어록 중에 400개 가까이를 추린 후 수록한 책으로서 
흔히 알려진 권력 풍자와 더불어 국내 정치를 향한 촌철살인 같은 말들, 
그리고 불평등, 인권, 성평등, 개혁, 평화 등에 관련한 말들과 
노회찬 의원의 평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말 등 다양한 어록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어록도 있었고 지난 몇 년간을 추억해 볼 수 있는 어록도 있었으며 
단순히 어록만 나열해서 소개한 것도 있지만 노회찬 의원이 그 말을 하게 된 배경과 함께 
책 저자인 강상구 작가의 감상이 실려있는 어록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라 적극 권장까지는 못 하지만 
노회찬 의원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치가 답답한가. 노회찬 어록을 펴자.
슬픈 일이 있을 때 노회찬 어록을 보며 위로받자.
스트레스에는 노회찬 어록이 딱이다.
삶이 무료할 때, 노회찬 어록은 좋은 처방전이 될 것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기쁜 마음을 함께할 친구는 노회찬 어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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