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사랑받는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더 나은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둘 다 바람직하지만 동시에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둘 중 하나가 없어야 한다면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감사할 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 데다 위험을 피하려 하고, 탐욕스럽게 이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드는 자보다 사랑받는 존재로 만드는 자를 해칠 때 덜 주저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의무의 결속으로 유지되는데, 사람들은 사악하므로 

자기가 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기면 관계를 깨뜨릴 수 있지만,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 유지되므로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군주가 만약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증오를 피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증오를 받지 않으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다룰 때는 달래거나 억눌러야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가벼운 피해를 보면 복수하지만 엄청난 피해 앞에서는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이 복수를 꾀하지 못할 만큼 크게 주어야 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착한 일을 하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다수 사이에서 파멸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므로 군주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면 착하게 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하며, 

필요에 따라 그렇게 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아야 한다면 명백한 이유와 적절한 명분이 있을 때 실행해야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재산을 욕심내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재산을 잃은 것보다 아버지의 죽음을 더 빨리 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재산을 빼앗을 명분은 언제라도 찾을 수 있고, 

강탈로 시작한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소유를 빼앗을 명분을 찾습니다.

반면에 생명을 빼앗을 명분은 드물고, 더 빨리 사라집니다.

 

 

 

군주는 나라를 빼앗길 만한 악덕을 저질러 오명을 입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며, 

나라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의 악덕이라 해도 되도록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어렵다면 크게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둘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악덕 없이 나라를 구하기 어렵다면, 악덕을 행함으로써 

오명을 무릅쓰는 일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을 고려할 때 어떤 것은 미덕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따르면 자신이 파멸할 수도 있고, 

또 어떤 것은 악덕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따르면 안전과 번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믿고 행동할 때 신중해야 하고,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신중함과 인간애로 절제 있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지나치게 믿어 경솔해지지 말고, 

과도하게 불신해서 아무도 견뎌낼 수 없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싸움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법으로 싸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으로 싸우는 것입니다.

전자는 사람의 고유한 특성이고 후자는 짐승의 고유한 특성이지만 

많은 경우 첫 번째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두 번째 방식을 의존합니다.

따라서 군주는 짐승의 방법과 사람의 방법을 모두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군주는, 특히 새 군주는 착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모든 기준을 따를 수 없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나라를 유지하려면 종종 신의와 반대로, 자비로움과 반대로, 

인간애와 반대로, 경건함과 반대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행운의 변화와 바람의 방향이 명령하는 대로 돌아서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할 수 있다면 선에서 떠나지 말아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악으로 들어갈 줄도 알아야 합니다.

 

 

 

변덕스럽고, 경박하고, 여성스럽고,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고 여겨지면 군주는 경멸을 받습니다.

따라서 군주는 그런 일을 암초처럼 경계하면서 자신의 행동으로 위대함, 

용기, 중후함, 강인함을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신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적 분쟁에 대해 판결을 하면 이를 번복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평판을 유지함으로써 누구도 자신을 속이거나 기만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군주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환대함으로써 자신이 재능을 

사랑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탁월한 예술가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상업이나 농업에서, 또 모든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기 일을 평온하게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혹시 빼앗길까 봐 재산을 늘리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금을 많이 낼까 봐 걱정한 나머지 새로운 거래를 주저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오히려 그런 일을 하려는 사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가 사는 도시나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는 사람에게 상을 주어야 합니다.

 

 

 

군주는 언제나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원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들어야 합니다.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무슨 일에 대해 조언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입을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군주는 언제나 폭넓게 질문해야 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진실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무슨 이유에서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분노해야 합니다.

 

 

 

자신을 다시 일으켜줄 사람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넘어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당신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런 방어책은 비열할뿐더러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훌륭하고 확실하며 지속적인 유일한 방어책은 바로 자신과 자신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뿐입니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정치철학자, 역사가, 극작가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가 쓴 정치학 서적이다.

 

워낙에 유명한 고전이라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동안 제목만 알고 있었지, 

정작 책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자인 또는 예술 계열 관련한 서적들만 자주 읽었기에 

한쪽으로 편중된 독서 습관을 조금이라도 탈피하고자 군주론을 읽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읽었던 고전 서적의 수는 채 세 권도 안 될 것 같다.;;

 

오랜 기간 군주론은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출간해왔는데 내가 읽었던 군주론은 

"현대지성"이라는 출판사가 2021년 7월에 번역·출간한 군주론이다.

현대지성에서 출판한 군주론은 15세기 말 이탈리아반도의 지도와 함께 
군주론을 읽기 전에 주의할 점, 군주론에 대한 소개, 각주와 미주로 구성된 수많은 주석, 
저자 마키아벨리의 생애 등이 친절하게 실려있었는데 그런데도 독서가 꽤 힘들었다.;;;

마키아벨리가 활동하던 15세기 말~16세기 초의 이탈리아 역사와 유럽 역사를 전혀 모른 채로 

군주론을 읽다 보니 수많은 주석이 있었음에도 읽기가 어려웠다.

또 심화 내용은 미주(尾註)로 처리했는데 이 미주가 책 뒤쪽에 실려있다 보니 

틈틈이 미주를 확인하면서 읽느라 꽤 번거로웠다.;;

마지막으로 "맥락에 따라 약간 어색하거나 불필요해 보이더라도 

저자의 의도를 살려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했다."라는 번역가의 언급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매끄럽게 또는 자연스럽게 읽을 수 없는 부분도 꽤 많았다.

힘들게 읽은 탓인지 고전은 다시 안 읽을지도 모르겠다.;;;

 

군주론을 읽고 싶다면 15세기 말~16세기 초의 이탈리아와 유럽의 역사를 

먼저 확인하신 후 군주론을 읽기를 개인적으로 권장한다.

그리고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읽기를 권장한다.;;;

 

 

728x90
반응형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 디자인, 브랜드  (0) 2023.04.23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0) 2023.03.08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0) 2023.01.18
난 프리랜서 만화가로 잘 먹고 잘 삽니다  (0) 2023.01.04
여자야구입문기  (0) 2022.11.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