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브랜드 디자이너가 하는 일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소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력적인 브랜드는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고 

이러한 기조는 브랜드의 철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믿거든요.

그러므로 좋은 사람과 좋은 디자이너는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이 된다면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고, 

좋은 사람의 손에서 빚어진 브랜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디자이너로서 소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소통에서 오는 스트레스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소통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본인만의 방식도 잘 갖춰야 합니다.

결국 내가 건강하고 단단해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힘이 생기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만큼 꾸준한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브랜드 디자이너는 아티스트 같은 창의적인 면모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냉철한 기획자의 면모, 

그리고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내고 흩어진 조각을 모아 

쉽게 풀어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에디터의 면모도 가져야 합니다.

그 때문에 끊임없이 감각을 곤두세우고 세상을 관찰해야 합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므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 중 하나이기도 하죠.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바로 문제를 찾는 것, 그리고 해결하는 것입니다.

(중략) 문제 해결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에 이유와 논리가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하나의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사람과의 협업이 필수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건설적인 의견을 누구나 낼 수 있는 문화, 

"안 돼요" 보다 "일단 해보죠"라고 말할 수 있는 문화가 IT 기업의 조직에서는 특별히 중요합니다.

 

 

 

디자인을 완성한 후에는 "이유 있는 디자인"을 고려합니다.

어느 디자인 요소 하나에도 이유가 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라는 걸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자인 자체에서 이를 느낄 수 없더라도 누군가 물어봤을 때, 

혹은 면접이나 조직 생활을 할 때,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디자인에 대해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만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있어야만 다른 사람의 생각도 수용할 수 있고 동시에 걸러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나 자신의 생각 또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디자이너는 결국 이 분야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예술가가 아닌 디자이너라면 "어떻게 하면 더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점에서 

대중보다 뒤처져서도, 또 너무 앞서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안에서 만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속상하거나 

포트폴리오에 넣을 작업이 없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회사 사장이 내가 아닌 이상 스스로 100%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건 힘들다는 걸 빠르게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곳이지 

나의 자아를 펼치는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디자이너는 프로젝트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므로 

때로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의견과 감정들로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을 때가 있다는 것은 직장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스트레스를 잘 풀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취미 생활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디자인 외에 다른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꼭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거나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좋고 친구와 수다 떠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브랜딩이란 하나의 브랜드를 의도대로 소비자에게 인지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활동입니다.

아이덴티티 디자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물론 로고, 서체, 컬러를 

비롯한 베이직 시스템이지만,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떤 톤 앤 매너로, 어떤 접점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등을 통해 완성되지요.

 

 

 

협업의 원동력은 싸움이에요.

상처받고 울기도 하지만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죠.

그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되기 위해 서로 굽히지 않고 존중할 것은 존중하고 

내가 이길 것들을 이겨가며 엄청 싸우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형성된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사이의 깊은 신뢰는 좋은 브랜드의 시작이 아닐까요?

브랜딩은 어느 한 명, 혹은 어느 한 팀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닌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공감이고, 

그 공감의 시작은 디자인 에이전시와 고객사의 파트너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융합이 새로움으로 여겨지는 시대인 것 같아요.

(중략)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장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중략)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브랜드를 

바라봐야 하는 브랜드 디자이너에겐 좋은 공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업으로 삼는 순간부터 영감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중략) 영감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사실 바쁜 일상에서 영감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략) 회사안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별다른 것 없이 

모니터 앞에서 주어진 업무를 하는 것뿐, 영감에 대해 생각할 틈은 없습니다.

좋은 작업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시안을 만들 뿐이죠.

작업하면서도 영감에 너무 의존하면 기복이 생길 수 있어요.

운이 좋게 영감을 받은 날은 작업이 잘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게 될 테니까요.

(중략)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영감을 쫓기보단 좋은 작업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시도해보고 분석하는 눈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본인만의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하고 이를 꾸준히 반복하면서 패턴을 몸에 익혀야 하죠.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매력적인 직업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 아닐까 합니다.

좋아하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좋아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니까요.

(중략) 이 시대의 디자이너에게는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알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아는 역량이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무시하고 주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디자이너는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디자이너라면 디자인을 공부하기 이전에 

사람과 공감, 소통과 경청에 관해서 공부했으면 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을 위한다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항상 되새기면서 말이죠.

 

 

- 책 본문에서 발췌 -

 

 

----------------------------------------------------------

 

 

이 책은 채용 플랫폼 원티드(wanted)를 거쳐 

현재 텐센트 게임즈 그룹(TENCENT GAMES GROUP)에서 

시니어 비주얼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계시는 큐리(이현규)라는 분이 쓴 

브랜드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이너에 관한 책이다.

 

"브랜드 디자이너"가 저술한 책을 읽어본 것은 2015년 7월에 출간된 "이유 있는 디자인" 이후 

이번이 두 번째로 브랜드 디자인에 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충족해보고자 읽게 된 책이다.

 

artistyang83.tistory.com/416

 

이유 있는 디자인

디자이너는 경영학, 인문학, 심리학,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 원하지만 잘 표현하지 못한 것을 해결할 솔루션을 찾아내야 한다. 그

artistyang83.tistory.com

 

책 구성은 크게 Part 1. 브랜드 디자인 이야기와 Part 2. 브랜드 디자이너 이야기로 나뉘는데 

Part 1은 마켓 트렌드 리서치 및 핵심 가치 정하기,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의 중요성 등과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과 면접, 취업, 포트폴리오 등에 관련한 내용이 수록되어있다.

Part 2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현업으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있는데 

오이뮤(OIMU)의 신소현과 전민성, CFC의 대표 전채리, 

웜그레이테일(WARMGREY TAIL)의 김한걸과 이현아의 인터뷰,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큐리(이현규)와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Part 1과 Part 2 모두 전반적으로 유익했지만,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내용은 

Part 1의 "브랜드 디자이너의 취업과 커뮤니케이션" 부분이었으며 Part 2의 인터뷰 내용들도 유익했지만 

사진 자료를 좀 더 수록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들었고 또 책의 저자 큐리와의 인터뷰 내용들은 Part 1에 

서술했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인터뷰 형식을 빌려 Part 2에 수록할 이유가 있었을까-라는 의아함이 들었다.

 

브랜드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길 권장한다.

 

 

"이 책을 통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자세로 이 일을 대할 것이며, 

더 나아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웹툰 작가에게 변호사 친구가 생겼다  (0) 2023.08.08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0) 2023.05.15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0) 2023.03.08
군주론  (0) 2023.02.13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0) 2023.01.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