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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의 대상으로 전락한 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이 무작정 손가락질당하거나 

필요 이상의 질타와 부당한 혐의를 받아가며 헌신짝 취급당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단순히 표절이나 모방의 산물로 취급하며 없는 자식처럼 여기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 국내의 환경적인 요인과 

한편으로는 약자의 입장에 불과했던 스태프와 제작진의 입장도 

한 번쯤 생각해보고 다시는 그런 일(표절 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애니메이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페니웨이라는 블로거가 70~80년대에 제작되어 상영되었던 태권브이나 번개아텀 등 

"거대 로봇"이 등장했던 한국 애니메이션들을 총정리하여 쓴 책이다.

그 당시에 등장했던 슈퍼 로봇들이 어떠했는지와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려고 노력한 책인데 일단 주관적인 감상평을 적어보고자 한다.

 

일단 이 책은 70~80년대 당시 로봇 애니메이션 보며 자랐던 세대들에게는 

한쪽으로 묻어두었던 추억을 꺼내보며 잠시나마 옛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당시 어려서 몰랐던 흑역사를 맘껏 느껴볼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으며 당시 제작했던 로봇 애니메이션들이 어떠했는지 대략 잘 알 수가 있다는 점과 

당시의 열악했던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 등도 어떠했는지 읽어볼 수가 있다.

그리고 책 곳곳에 삽입된 로봇 일러스트레이션도 잘 그려져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는 점.

책 마지막 부분쯤에 2등신 로봇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투명 스티커가 부록으로 삽입돼있는 점.

저자의 땀과 노력이 잘 느껴지는 방대한 책 내용과 구성.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거나 70~80년대 당시 애니메이션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소장할만한 가치가 느껴지는 책이 나온 것 같다는 점.

이 정도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며.

 

단점이라면 책 목차의 part를 4개로 구분했는데 

굳이 part를 4개로 해서 소개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점.

70~80년대 제작된 국산 로봇 애니메이션들을 잘 소개했지만,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거나 그 당시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온 세대가 아니라면 

당시 로봇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어떻게, 어떤 식으로 표절들을 해왔는지 

거의 "표절"로 얼룩졌던 국산 애니메이션들을 조금 더 상세하게 나열한 수준처럼 보이기에 

저자는 이 책을 "재미있게" 봐주길 바라지만 요즘 세대들은 "전혀 재미없는"수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책은 단순 추억팔이용 책이 되거나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고 

좋아하는 몇몇 소수의 사람에게만 "좋은 책"으로 비치고 나머지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런 책은 끝까지 관심이 없는 일명 마이너스러운 책이다.

그게 "표절"로 얼룩진 역사라면 더더욱.)

당시 제작 상황이 열악해서 "표절"을 했던 부분들에 대해 어쩔 수 없었으니 

"이해"를 바라는듯한 동정심을 구하는 뉘앙스를 곳곳에 풍기는 점.

(특히나 로보트 태권브이에 대해 저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부분을 봐야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로보트 태권브이를 부활시켜서 제작하거나 세계화하려고 한다면 

되려 국제적인 망신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거란 우려도 있기에.)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산업 초기에 가장 히트한 게 "로보트 태권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로보트 태권브이에 관련된 내용이 책 속에 좀 더 많고 

로보트 태권브이에 대한 저자의 애착이 좀 있어서 그런 건지 

로보트 태권브이의 새로운 시리즈 제작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저 당시 사람들의 "추억"으로만 고이 남겨두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재결합하지 않는 것처럼 

다시는 "로보트 태권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리즈 등은 제작을 안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본래 디자인을 살리자니 "표절"이 걸리고 그렇다고 리파인(refine)한 디자인으로 바꿔 

제작하려니 태권브이 팬들에게는 성에 차질 않고.

 

이 책에 소개된 로봇 애니메이션의 제작 역사를 쭉 읽고 있자니 

왜 지금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제작 환경과 시장 환경, 국민의 관심도가 

"시궁창"처럼 됐는지 이해가 가며 자업자득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보며 반성하고 뉘우칠 수는 있지만 

너무나도 부끄러운 역사가 많이 쌓여 있는지라 그 쌓인 "역사"덕에 "현실"은 "시궁창"이고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통해서는 "과거"와 "현재"는 보이는데 "미래"는 참 보이지가 않는다.

많은 고민과 고뇌가 느껴지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이대로 

애니메이션 업계가 무너져가면 안 된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회의감만 들고 기대를 하기가 힘들다는 점.

 

아무튼,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책으로 

"추억"과 "정보"와 "부끄러움"이 모두 함께 담긴 보기 드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다시는 위와 같은 일은 없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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